탈북자 취업문제, ‘인식전환’ 시급하다

7일 대전충남지방중소기업청에서 열린 ‘구인·구직을 위한 북한이탈주민과 중소기업 만남의 장’ 행사에는 대전 충남지역 중소기업 20개 업체가 참석했다.


주최측은 이날 약 120여명의 탈북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는 30여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몇몇 탈북자들은 개막식 도중 행사장을 빠져나가 막판 행사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썰렁’했다. 국내 정착 탈북자들의 경제활동 비율이 50%도 안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풍경은 묘한 실망감을 자아냈다. 


행사를 주관한 대전충남지방중소기업청의 한 관계자는 “대전 충남지방 탈북자들의 현 취업상황이 별로 좋지 못해서  중소기업들과 1:1 만남 기회를 만들었다”면서도 “생각외로 탈북자들이 참여가 부족해 아쉽다”고 말했다. 


정부가 탈북자 취업 및 정착을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국내 입국 탈북자의 취업률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행사장에서 만난 대전 하나센터 박은주 팀장도 “대전 하나센터는 하나원 126기 수료생들부터 초기 정착, 적응에 필요한 여러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특히 탈북자들이 제일 관심있어 하는 취업관련 교육에 집중하고 있지만 실제 취업 성공 사례는 극히 적다”고 말했다.


탈북자 취업 문제는 탈북자 사회 내부에서 더 날카롭게 지적된다. 일부 탈북자들이 정부 지원금에만 의존해 구직활동에 나서지 않으면서 사회적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부정적인 인식이 앞으로 입국할 탈북자들에 대한 정책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행사장에 부스를 마련한 모 기업 채용담당자는 “탈북자들이 초임 수준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취업 후 자기 발전 가능성과 회사의 전망을 잘 따져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업 입장에서 ‘탈북자들을 가르치면서 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탈북자들의 ‘성실성’ 문제는 여전히 회의적인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장에는 탈북여성 3명과 탈북 남성 2명이 참여 기업 관계자들과 늦은 시간까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여줘 관계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남한 정착지원기관인 ‘하나원’을 수료한지 한달 밖에 안됐다는 40대 여성 A씨는 총 4개 기업과 취업상담을 가진후에 행사 마감시간이 가까워 오자 한 기업체에 이력서를 제출했다. 


그녀는 “북한에서 직장을 구하자면 발이 닳도록 직장 지배인을 찾아 다니며 술 담배 등을 고여야(바쳐야) 하는데, 여기서는 기업 간부들이 직접 나와 ‘우리 회사에 와달라’고 말을 하니 어쩔 줄을 모르겠다”며 웃음을 지었다.


‘취업’은 인생에서 손에 꼽을 만큼 중요한 ‘기회’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기회’다운 ‘기회’를 가져본 적 없는 대다수 탈북자들은 기회를 이용하는 요령을 잘 모른다. 남한 사회의 교육 역량 역시 그들에게 ‘기회를 활용하는 법’을 제대로 알려줄 노하우가 아직까지는 부족해 보인다. 


한국 생활 경험이 한달도 채 안되는 A씨는 탈북자 취업 문제에 대한 정답을 내놓고 뒤돌아 섰다. 제도와 여건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취업’에 대한 탈북자들의 인식 변화가 먼저라는 것이다.


“월급은 얼마를 주던 상관없어요. 일단 취업부터 해서 회사생활을 통해 많이 배우고 인맥을 늘려 가는 것이 남한사회 정착의 첫 순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