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출신 첫 고위공무원 탄생이 주는 의미

통일부는 8일 조명철 전(前) 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부 교수를 신임 통일교육원장에 임명했다. 탈북자 인재가 대한민국 고위공무원에 임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신임 원장은 평양에서 태어나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의 교수까지 지냈다. 1994년 한국으로 넘어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북한 정치, 경제, 사회분야를 연구해 왔다.


조 신임 원장의 임명은 국내 탈북자들과 북한주민들, 특히 지금도 해외를 떠돌고 있는 재외 탈북자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꿈을 던져 줄 것이다. 그는 “통일교육원장직을 나 개인에게 주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내 2만명의 탈북자와 2400만 북한 주민들도 희망을 가지라는 의미”라고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다. 탈북자들에게 ‘두만강을 건너는 일 만큼이나 어렵고 힘든 것이 남한 사회에서의 정착’이라는 말도 있지만, ‘오랜 인내와 노력 끝에는 긍지와 보람이 있다’는 소박한 진리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새삼 일깨워 준다.


조 원장의 임용으로 우리의 통일교육도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통일교육은 정권의 성향에 따라 그 목표와 내용이 우왕좌왕 해왔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는 반공교육과 통일교육의 경계가 불분명했으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북한 정권과의 제한된 교류만으로도 통일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편향이 통일교육에 묻어나기도  했다. 통일교육이 가치중립적이어야 한다는 해괴한 논리가 등장한 것도 이 시기였다.


현 시점에서 통일교육의 출발은 북한 바로알기, 특히 북한주민 바로알기다. 남과 북의 체제 비교, 제도 비교 등 형식 논리에서 벗어나 통일의 반려자인 북한주민들의 삶과 고뇌를 이해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북한주민들을 제대로 이해해야 그들에 대한 애정이 싹틀 수 있고, 북한주민들에 대한 애정에 기초할 때만이 통일의 당위성을 확보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북한주민들을 분명한 주체로 포괄하는 한반도의 미래상을 그려가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통일교육이다.


조 원장은 인생의 절반은 평양에서 살았고, 나머지 절반은 서울에서 살았다. 17년간 탈북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힘겨운 정착 노력을 경주하는 동안에도 북한의 변화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점을 많은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다. 한국사람들이 생각하는 북한에 대한 인식 수준을 피부로 느끼며 동시에 북한주민들의 삶과 현실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분석해왔던 그의 내공이라면 새로운 통일교육의 개척자로서 역할을 주문하는 것이 과한 일은 아닐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번 기회에 우리사회가 탈북자 인재들을 어떻게 대우하고 있는지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북한 주민들의 대량탈북과 입국의 역사가 이제 15년을 헤아린다. 국내 입국자 숫자만 해도 2만3000명에 이른다. 겉으로는 탈북자들이 미래 남북통일의 가교역할을 할 존재라며 치켜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북한사회에 대한 정보통 정도로만 대우하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해 볼 때가 됐다. 지금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탈북자는 중앙부처 1명, 지방자치단체 14명 등 총 15명에 불과하며, 그것도 모두 실무직이라는 것이 현재 우리사회의 성적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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