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입국 10년, 정착 실태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에 입국한 뒤 군사기밀을 빼돌려온 여성 간첩이 검거되면서 지난 10년간의 탈북자 입국 및 정착 실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매년 10명 내외로 소수였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북한의 식량사정이 악화되면서 꾸준히 증가해 1999년 100명을 넘어선 데 이어 2002년엔 1천명 선, 2006년 2천명 선을 각각 넘어서면서 올해 6월 말까지 모두 1만4천명을 기록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국내 입국 후 1개월 내외의 정부합동신문을 통해 신원확인 등 조사를 받은 뒤 보호결정이 내려지면 하나원에 입소, 8주간 정서순화, 문화적 이질감 해소, 각종 직업 기초능력 훈련 등 사회적응 교육을 받게 된다.

이후 정부로부터 정착금과 임대아파트 등을 제공받아 거주지로 편입되며 이 단계에서는 정착도우미, 신변보호.거주지.취업 보호담당관 등으로부터 각종 행정, 취업, 사회복지, 신변보호 등의 지원을 받게 된다.

그러나 북한 이탈주민의 수가 늘어나면서 남한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사단법인 북한인권정보센터가 2005∼2006년 북한이탈주민 341명(1차), 265명(2차), 400명(3차)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결과 실업률이 각각 27%, 22.4%, 16.8%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각 조사 시기 일반 국민의 실업률은 3.5%, 3.4%, 3.3%이었다.

또 경찰대학 부설 치안정책연구소 김윤영 박사의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보안경찰의 효율적인 지원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07년 1월 말까지 전체 북한이탈주민 8천885명 중 20% 정도인 1천687명이 범죄를 저질렀다.

특히 전체 북한이탈주민의 10%에 해당하는 899명이 살인.강도.상해 등 강력범죄를 포함한 형사 범죄를 감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4.3% 수준인 국내 평균 범죄율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다.

김 박사는 “북한이탈주민의 범죄가 증가하는 것은 입국 증가에 따른 자연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남한사회의 새로운 법이나 사회문화 구조에 대한 갈등과 부적응에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북한이탈주민 증가에 따라 1가구당 정착지원금이 줄어들고 사회적 차별, 문화적 차이 등으로 남한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생활고에 빠져 범죄의 유혹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과 재북 또는 제3국에서 습득한 범죄학습 효과 등도 북한이탈주민 범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탈북자 1만명 시대를 맞아 이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는 보다 실질적인 사회적응 교육과 지원 등 법.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나원에서 남한 생활교육 체험, 컴퓨터 등 사회적응에 필요한 소양교육을 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미흡하고 실물경제, 생활법 등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현장학습 위주의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북한 이탈주민 정착도우미제, 보호담당관제 등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제도도 인력, 예산 부족 등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정착도우미의 경우 지난 4월 현재 전국에 1천860명에 불과하고, 신변보호 담당 보안경찰은 지난해 1월 기준으로 704명에 그치고 있다. 보안경찰 1인당 평균 12.6명을 보호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경찰, 통일부, 보건복지부, 지방자치단체 등 유관기관들이 합동으로 북한이탈주민 전담 멘토제를 운영해 이들이 사회정착에 성공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북한 이탈주민의 증가에 따라 과거 범죄 경력자나 간첩 등의 입국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만큼 입국 검증 시스템이나 관리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치안정책연구소 김윤영 박사는 “북한이탈주민에 의한 범죄와 범죄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국내입국 및 보호결정 기준을 강화하고 입국 전 범죄 경력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관련 기관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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