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심사 180일 연장…”한국行 억제할 것”

탈북자들의 합동신문기관(합신)의 조사기간을 최장 180일로 연장하는 내용의 법률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아 향후 어떻게 결론이 도출될지 관심이 주목된다.


국내 입국시 신원확인 등을 위해 통상 1~2개월 내에서 이뤄졌던 합신이 180일(6개월)로 연장될 경우 합신 대기기간이 장기화돼 대기 인원 적체현상을 만들어 결국 북한 주민들의 한국행을 억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반대 주장이 제기돼 왔다.


또 탈북자들이 한국에 입국 전 이미 제3국 공관에서 오랜 기간 집단수용생활을 경험했고, 여기에 최장 6개월 합신 기간과 하나원 생활 3개월까지 더해질 경우 심리적 위축과 불안감이 고조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탈북자들의 경우 오랜 기간 집단생활이 연속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탈주민정책모니터연대(대표 김영자, 이하 ‘북정연’)는 “조사강화를 통해 위장탈북자를 색출한다는 방향에 대해 적극 찬성하나, 이를 위한 방법론에 대해서는 우려한다”면서 “(조사기간이 늘어나면)탈북자들의 남한입국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며, 남한사회 정착 및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양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북정연은 “전담인력을 보강하고 과학적, 객관적 조사를 통한 조사의 질을 높여야 할 상황”이라고 제안했다. 김 대표도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간첩으로 의심되는 경우 6개월 이상도 조사해야겠지만 탈북자 모두에게 이 같은 규정이 가능토록 법을 만들 경우 선의의 피해자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달 19일부터 국내 입국 후 합동신문 기간을 최장 180일로 명시한 ‘정착지원법률’ 시행령(안)을 이달 8일까지 20일간 입법예고한 바 있다.


정부가 합신 기간을 180일로 명시하고자 했던 이유는 최근 황장엽 암살 지령을 받은 간첩사건 등이 발생해 문제가 되거나 의심이 가는 탈북자에 대해 보다 정밀한 합심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입법예고 기간 동안에 통일부 홈페이지와 담당부서로는 10여건의 단체, 개인들의 반대의견이 접수됐다.


통일부 담당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오랫동안 수용돼 인권침해가 있다’ ‘정신적 충격이 치유되지 않는다’ ‘탈북자들의 국내정착에 저해된다’ ‘위장탈북을 심문하는 질을 높여라’ 등의 의견이 제기됐다”고 소개했다.


통일부가 입국, 정착 등 탈북자에 대한 종합적인 일을 담당하는 부서지만 심문은 실제 정보기관에서 전담하고 있어 통일부가 이에 대한 정책판단을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담당 관계자는 “수렴된 의견에 대해서는 부서(통일부) 규제심사를 맡고 있는 민간위원들에게 통보한 상태”라며 “의견이 수렴되는 대로 최초 법률안 취지와 함께 총리실 규제심사 단계로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리실은 경우에 따라 규제위원회를 구성해 권고안을 마련할 수 있다.


따라서 법률안 중 합신 기간을 최장 180일로 명시한 부분을 완전히 삭제할 수도 있고, 최장 180일 기간을 120일 또는 90일로 조정하거나 대상자를 ‘국가안보에 위해자로 판단되는 자’로 보다 명확히 적시할 수도 있다.


한편 북정연은 북한인권시민연합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김 대표를 비롯, 김선화 공릉종합사회복지관 부장, 허영철 북한이주민지원센터 소장, 조명숙 피난처 이사 겸 여명학교 교감 등 3국에서의 탈북자 구출 및 보호활동, 정착지원을 돕고 있는 분들이 모여 구성한 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