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스탠퍼드대서 `北인권’ 고발

북한 요덕 정치범 수용소 출신의 탈북자인 정광일(47) 씨가 22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에서 초청 강연회를 갖고 북한내 수용소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고발했다.

정씨는 이날 스탠퍼드대 벡텔 콘퍼런스센터에서 `북한의 위기’를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요덕 수용소에 들어갈 때는 수감자가 400명가량이었는데 석방돼 나올 때 보니 절반가량이 죽고 200명 정도가 남아 있었다”며 “수감자들은 주로 체제를 비판한 독일이나 중국 등지의 유학생이었다”고 회고했다.

정씨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집에서 김정일 초상화가 그려진 종이인 줄 모르고 담배를 말아 피웠다가 자신의 처가 보위부에 고발해 잡혀 온 사람을 비롯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정당한 재판 절차도 없이 수용소에 들어온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옥수수 파종을 하는 데 배가 고프니까 종자를 그냥 먹는 사람들이 생겼고 보위부 군인들이 종자를 먹지 못하게 `인분’을 버무려 파종하도록 시켰다”며 “인분을 버무리는 데 수감자들의 밥그릇을 직접 사용했으며 도저히 인권이란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수용소에서 당시 `김호석’이란 동료가 있었는데 너무 배가 고파 수용소에서 탈출을 시도했다가 보위부 군견 5마리에 붙잡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게 물어 뜯긴 뒤 총살되는 처참한 장면을 봐야 했다”며 “요덕 수용소는 3중 전기 철조망에다 함정이 설치돼 있어 탈출은 상상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정씨는 이날 스탠퍼드대 생명공학 학부 2학년인 김지선 양이 영어 통역을 담당한 가운데 24분간 강연했으며,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간부와 펠로우, 교수진과 학생 등 50여명이 참석, 정씨의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데이비드 스트롭 아태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의 열악한 인권 수준은 세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며 “많은 탈북자가 북한 내부의 인권 상황 등에 대한 정보를 외부 세계에 알리고 있으며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감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탠퍼드대 한인 학생회가 주최한 이날 강연회에서 정씨는 요덕 수용소 수감자 254명의 명단과 신원, 북한의 인권 실태 등을 DVD와 자료를 배포했다.

중국 연길시 태생인 정씨는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학교를 다녔으며 북한군 5군단에서 복무한 뒤 조선평양무역회사 지사장으로 근무하던 중 중국에서 남한 인사와 접촉했다는 이유로 간첩죄가 적용돼 2000년 3월부터 3년간 요덕 수용소에서 수감 생활을 했다. 정씨는 2004년 4월 중국을 거쳐 한국에 입국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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