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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입국하는 탈북자들이 해마다 늘고 있어 교육 및 정착 지원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탈북자 입국숫자가 올해 1만명을 넘어섰고, 2002년이후부터 매년 1000여명 이상의 탈북자들이 국내에 입국하고 있다.
탈북자들은 국내에 입국하면 관계기관의 조사를 받고 곧바로 하나원에 입소, 정착교육을 받게 된다. 탈북자들은 2개월간의 하나원 교육을 마치고 한국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된다. 올해 8돌을 맞은 하나원은 현재까지 9천여명의 교육생을 배출했다. 교육생 기수로 보면 현재 100기가 입소해 있다.
정부는 탈북자가 늘어남에 따라 수용시설을 확충하고 다양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기 위한 방안을 준비중에 있다. 특히 실내교육 중심의 교육에서 현장체험 실습 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하나원 교육은 2개월이라는 시간적 제약이 있는 만큼 탈북자들의 사회적응을 돕기 위해서는 별도의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나원에서 탈북자들의 사회적응과 관련 제반 사항을 교육하지만 초보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기획①-하나원교육생 100기시대] | “하나원 탈북자 적응교육 ‘확’ 바꿔야” | ||
▲“하나원 취업 교육으론 적응 어려워” = 하나원은 개원 이후 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오고 있다. 또한 노동부와 연계해 탈북자의 실질적인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하나원은 한국폴리텍대학 등과 협조 체제를 구축하고 현장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노동부는 지난해 탈북자들에게 맞춤식 취업 지원을 하기 위해 영등포에 남북고용지원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하나원은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총 280시간의 교육시간 중에서 130시간을 취업 관련 교육으로 편성하고 있다.
취업관련 교육은 대부분 진로지도∙직업기초능력훈련으로 ▲개인의 직업선호와 직업세계 이해 ▲적성, 심리검사, 예정, 진로 상담 ▲직업 기초능력 배양을 위한 직업적응훈련 등의 순으로 이뤄진다. 즉 개인의 적성과 취향에 맞는 직종을 알아보고 그에 따른 기초적인 교육을 실시한다.
하나원측은 성별로 특화된 다양한 직종의 실습을 하게 되며 산업현장체험, 직업훈련기관 및 고용안정센터 견학으로 수료 후 구직활동에 실질적 대비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나원 교육을 수료한 탈북자들은 이러한 교육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말한다. 정부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교육의 질을 높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지만, 탈북자들의 사회 적응 능력은 제자리 걸음이다.
하나원 교육 과정에 대한 탈북자들과 전문가들의 지적 |
▲ 취업 교육, 현장 실습 더욱 늘려야 ▲ 탈북자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 개발 필요 ▲ 별도의 취업 및 보충 교육 실시 ▲ 시장경제 및 실제 경제생활과 관련한 교육 강화 ▲ 탈북자들의 관심을 유발시킬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 |
하나원 85기로 졸업한 P 씨는 1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하나원 교육이 없어서는 안 될 교육이 대부분인 것은 맞다”고 평가하면서도 “취업과 관련한 교육은 기초적인 것에 머물러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P 씨는 “취업 교육 만큼은 먹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에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폴리텍대학을 통한 현장 실습도 도움이 안된다고 볼 수 없으나 형식적인 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안효덕 이탈주민후원회 대외협력부장은 “하나원 교육은 탈북자들의 기억에 남는 현장체험 교육프로그램 중심으로 가야 한다”면서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산업현장 방문과 탈북자 취업 지원을 하나원 퇴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직업교육이 충분하지 않은 업종은 별도의 심화과정을 두어 추가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나원에서의 취업교육이 구직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직종에 따라 보완교육이 필요한 경우 별도의 교육과정을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탈북자들의 조기정착을 위해서라도 북한과 제3국에서 취득한 학력, 직업, 자격증, 기술, 경험들이 국내에서도 인정 받을 수 있도록 연계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탈북자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개발해야”= 하나원은 탈북자들을 성인반, 경로반, 청소년반 등으로 구분해 교육을 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령별 구분만으로는 탈북자 개인별 수준 차이가 심해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다.
수준 차이가 나는 교육생이 한데 섞여 있다보니 수업 내용이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당수의 탈북자들은 자신이 습득했거나 알고 있는 교육을 의무적으로 지루하게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하나원 교육시간 절반 이상이 위탁교육으로 실시되는 것도 전문성 결여 문제를 낳고 있다.
하나원 총 교육시간은 280시간으로 절반 이상이 위탁 교육이다. 북한인권시민연합, 좋은벗들, 천태종 등 각종 시민·종교단체들이 하나원의 위탁을 받아 탈북자들의 교육을 실시한다.
P 씨는 “중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면서 컴퓨터 사용법 등을 배웠는데 하나원에서 똑같은 교육을 받아야 했다”면서 “탈북자 수준에 맞게 교육을 실시하면 보다 많을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도 “하나원 교육이 피교육자들의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실시되는 면이 있다”면서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탈북자들이 입소하기 전에 분류하는 것이 필요하며, 특히 하나원 후기 단계를 담당하는 교육기관을 추가적으로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하나원 교육프로그램에서 자본주의에 대한 교육, 즉 경제생활에 대한 교육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탈북자들이 실물경제에 눈이 어두워 각종 사기 사건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 1월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탈북자 5명 중 1명 꼴로 사기를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사기 피해율의 43배에 달한다. 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전문가는 “상담시설과 법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탈북자 대부분은 사업 및 투자관련 피해, 개인 돈거래 미수금에 해당하는 사기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현재 하나원에서 실시되는 시장경제에 대한 교육은 6시간에 불과하다. 교육내용도 시장, 은행 방문 등이 고작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실물경제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육 내용도 실생활에서 겪게되는 소비, 보험, 저축을 포함한 재테크, 한국경제와 세계경제, 소득창출 행위, 금융 사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교육 등이 추가돼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원 95기 김철남(가명) 씨는 “하나원을 퇴소하면 돈을 쓰고 싶은 욕망을 주체할 수 없어 계획 없이 마구 쓰는 경향이 있다”면서 “어떻게 지출하며 남은 돈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기본 이해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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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원 교육에 관심없는 탈북자 상당수” = 또한 하나원에서 실시되는 교육에 대해 탈북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아 능률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다.
하나원에 입소한 탈북자들 중 상당수가 북한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생각과 하루빨리 사회에 나가 정착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하나원 교육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으로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탈북자들이 무관심할 경우 의미가 없다는 것.
탈북자들은 국내 입국 후 관계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이후 하나원에서 외부와 통제된 채 2개월간 교육을 반강제적으로 받아야 한다.
실제로 탈북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교과목은 소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강사들도 탈북자들을 교육을 받게 할 수 있도록 통제할 수 없는 조건이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크다.
하나원 80기 출신 구수연 씨는 “하나원에서 탈북자들은 관심이 없을 경우에 교육에 불참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프다고 빠지거나 무단으로 결석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부터 하나원에서 탈북자를 대상으로 자원봉사를 해온 변광영 열린사회시민연합 양천지부 사무국장은 “탈북자들이 술 먹고 잠을 자거나 피곤하다고 교육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면서 “실제로 탈북자들이 몸이 좋지 않아 교육에 빠지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 탈북자들은 교육에 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은 국내에 입국한 이후에도 총 3개월간 사회와 격리된 채 감옥 아닌 감옥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심리상태를 감안한 교육방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