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살리고 강물속으로…”

탈북자들을 인도하며 미얀마-라오스 국경 메콩강에서 실종된 제프리 박 목사가 강을 건너는 과정에서 동행 탈북자들을 살리고 자신은 강물에 쓸려간 것으로 확인되었다.

제프리 박 목사와 동행했던 탈북자 ‘부흥엄마'(44세.함남출신)는 3일 메콩강에서 박 목사가 실종되는 안타까운 과정을 적은 진술서를 <두리하나선교회>에 보내왔다. 다음은 진술서 요약.

진술서 요약

우리(박목사와 탈북자 6명)는 2005년 1월 2일 오후 3시 미얀마 쪽에 큰 강, 메콩(Mekong)강을 건넜습니다. 강을 건너기 전에 할아버지(박목사)는 점심식사를 하며 마지막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기도문 중략)-

할아버지는 그냥 맨 몸으로 강을 건너시려는 생각이었습니다. 은미(가명.여.29세)는 그냥 건너가면 무리죽음(떼죽음)을 당한다고 해서 자동차 내피(Tire tube) 작은 것 3개, 큰 것 1개를 사왔습니다.

할아버지는 강 옆으로 해서 정찰을 보시고 모든 짐이 물에 젖지 않게 하고 필요없는 것은 다 버리라고 하셨습니다. 그 다음 자동차 내피로 강을 건너게 하셨습니다. 먼저 모세아저씨(가명.남.51세.함북출신)가 내피도 없이 강물에 들어섰습니다. 배낭을 가지고 넘어갔는데 강물의 물살이 너무 세어 배낭을 떠내려가고 사람만 겨우 강을 건넜습니다.

다음 은미가 내피를 가지고 강물에 들어섰습니다. 은미가 강을 건너서는 것을 다 보지 못하고, 할아버지가 얼마나 재촉을 하는지 저희들이 강에 들어섰습니다. 자동차 내피 큰 것에 제가 들어서고 부흥(가명.19세.함북청진출신)이는 내피를 붙들고 선옥(가명.24세.함북회령출신)이와 미선(가명.25세.함북출신)이가 작은 것을 각각 붙들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끝내 고집을 쓰시면서 내피가 없어도 능히 강을 건널 수 있다고 한사코 반대하시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강에 들어서자 반대쪽 강 옆에 붙어서야 하겠는데 물살이 너무 세서 그냥 메콩강으로 떠내려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물에서 보니까 할아버지가 저희들이 땅에 들어서지도 못했는데 벌써 물에 들어섰던 겁니다.

저는 그 다음 다시 할아버지를 못봤습니다. 저희 4명은 메콩강으로 둥둥 떠내려갔습니다. 물이 깊고 넓이가 30~40미터가 되었습니다.

한 40~50분가량 떠내려가는데 힘이 없고 춥고 떨리고 부흥이는 5분만 더 있어도 물에 가라앉아 죽기 직전이었습니다. 저희들은 “하나님, 천사들을 보내 주옵소서”하고 울며 기도했습니다.

그 기도에 하나님의 응답이 왔습니다. 강 아래쪽에서 발동기(모터) 소리가 울리더니 쪽배가 올라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들은 마구 울며 살려 달라고 하니 한 사람씩 건져 올리는 거였습니다.

그리고는 어느쪽에 가는 가고 묻기에 라오스 쪽에 넘겨달라고 하였습니다. 라오스 쪽에 저희들을 내려놓고 불을 지펴 주었습니다. 마침 강 건너 쪽에서 모세아저씨와 은미가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소리를 질러 그쪽에서 기다리게 하고 배를 보냈습니다. 그들이 강을 건너 온 다음 자세히 물으니 할아버지가 강물에 가라앉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들은 울면서 할아버지를 얼마나 찾았는지 모릅니다. 할아버지가 저희들 때문에 목숨을 바친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사람들에게 할아버지는 미국 사람이고 나이는 63세이고 우리 책임자라고 하고 찾아달라고 하였습니다.

그 사람들이 배를 가지고 다시 강 위쪽에 올라가더니 아무리 찾아도 없다고, 시신이 떠오르지 않았다고 하면서 저희들이 강에 떠내려 오는 통에 군대들이 저희들을 붙잡으려 쫙 늘어섰다는 것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이렇게 되셨으니 저희들도 잘못이 많고 또 일가친척에게 얼마나 죄송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할아버지는 좋은 분입니다. 저희 북한 사람들을 위하여 이렇게 위험한 길을 걸으시는 것이 최대의 소원이라고 저희들과 저희 가족들이 한국에 가서 자유를 누리는 것을 보면 죽어도 원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이하 생략-

정리=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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