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사회적응 프로그램 강화 필요

’경제적 지원과 함께 건전한 경제활동 의식을 심어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가짜 정력제를 판매한 혐의로 탈북자 이모(44)씨 등이 입건되면서 탈북자들이 낯선 사회에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가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9천 명에 가까운 탈북자가 들어와 다양한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정착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탈북자가 중국 등 제3국을 통해 입국하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례가 많다며 그만큼 불법적인 경제활동에 쉽게 노출돼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경우 입국 후에도 마약, 절도, 성매매 등 제3국에서 쉽게 접하던 범죄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탈북자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회적 선입견은 이들의 취업 문을 좁히고 결국 불법적인 활동에 손을 대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11일 탈북자단체인 숭의동지회의 최청하 사무국장은 “탈북자 관련 범죄 사례가 나올 때마다 전체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북한 내부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오는 탈북자도 있지만 이보다는 제3국을 거치면서 범죄에 가까워지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사회 부적응에 대한 탈북자 내부의 자성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탈북자는 “일차적으로는 취업이 안 돼 정착이 어렵지만 열심히 살겠다는 노력 없이 해이한 정신상태를 갖는 게 더 위험하다”며 “외부 통제에 익숙한 삶을 살면 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마음대로 행동해도 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회에 자연스레 융화될 수 있도록 돕는 공동체 부재와 건전한 노동의식을 제고할 수 있는 프로그램 미비가 더 큰 문제로 꼽히고 있다.

최 국장은 “탈북자 정착지원 단체는 많지만 실제로는 돈벌이를 위해 탈북자의 이름을 도용하는 경우도 많다”며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야 하는 이들의 사회적응을 각자 자율에 맡기는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탈북자는 입국 후 하나원에서 3개월 사회적응교육을 받지만 데이터가 축적돼 있지 않고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해 뚜렷한 방향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일부는 지난해부터 탈북자의 취업 의지에 따라 지원 금액을 달리하는 인센티브제를 실시, 취업률을 높이는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초기 정착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사회적 지지체계’에 대한 배려는 부족하다.

인센티브제에 따르면 본인의 의지에 따라 5천만-6천만원까지 지원금을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지만 지원에만 의존하면 생활보호대상자와 다름 없는 처지가 된다.

이런 제도의 취지에 ’호응’하지 못하는 탈북자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더욱 소외될 수 밖에 없어 경제활동 참여의지를 강화하는 프로그램 보완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또한 탈북자에게 보다 다양하고 건전한 ’사회적 테두리’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윤여상 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은 “탈북자의 경우 가족, 이웃, 교우 관계 등이 약하고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집단이 부족하다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탈북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 소장은 이어 “정부의 정착지원은 수혜적인 측면이 강해 개인의 사회·경제적 독립을 보장하지 못한다”면서 “취업 교육과 독립심, 노동의식 강화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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