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비외교 공관진입, 발빠른 대책이 목숨 구해

▲ 국제인권대회에 동생의 구명을 요청한 이순영씨(가명)

중국측이 21일 외교통상부를 통해 “비(非)외교 공관에서 체포된 탈북자는 전원 북송하겠다”고 거듭 밝혀왔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중국측이 작년 12월 베이징 한국국제학교 진입했다 공안에 체포된 탈북여성 1명을 2월 15일 북송했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히면서 이러한 중국의 입장을 전했다.

지금까지 중국은 국내법, 국제법,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탈북자를 처리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이번 통보는 비외교 공관 진입 탈북자에 대한 처리방침을 확고히 한 것이어서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시급히 요구된다.

이번에 북송된 탈북여성 이춘실씨 사건은 지난해 12월 8일 서울에서 열린 ‘북한국제인권대회’ 당시 그의 사촌언니로 알려진 이순영(가명, 32세)씨가 “독약 30알을 품고, 중국공안에 끌려간 내 동생을 구원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이씨는 “한국 외교부에 그 사실을 통보했지만 ‘노력 중이니 기다려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김정일 방중시 탈북자 북송요청 강조했을 것

중국은 작년 8월 옌타이(煙臺) 한국국제학교 진입을 시도하다 체포된 탈북자 7명을 북송, 비인도주의 국가로 국제적 비난을 받은 바 있는데 이번 이씨의 북송으로 또다시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중국이 국제적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탈북자들을 북송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두 가지 정도로 분석된다.

첫째, 북한당국이 탈북자에 대한 무조건 북송조치를 계속 요구했을 것이다. 두번째는 중국 당국이 2008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치안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들어 중국공안이 외교공관 주변에 대거 배치돼 탈북자로 판명될 경우, 즉석 체포하는 일이 많다고 최근 중국 소식통은 전했다.

이는 지난 1월 김정일의 중국 방문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올해 들어 체제결속에 올인한 북한은 주민통제를 위해 탈북자 근절을 최대의 쟁점으로 삼아야 할 시기다. 이 때문에 김정일이 탈북자 단속에 중국정부가 더 깊이 협조해줄 것을 주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탈북자를 국내법, 국제법, 인도주의 원칙으로 분류해 외국공관 밖이면 국내법, 외교공관 안이면 국제법을 적용한다는 원칙이다. 즉 탈북자들의 운명이 외교공관 울타리를 놓고 갈리는 것이다.

남한행을 시도하다 북송되는 탈북자들의 운명이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접근방식에 따라 북송위기에 놓였던 탈북자들의 운명이 갈린 사례가 많다. 지난해 8월 29일 옌타이(煙臺) 국제학교에 진입했던 탈북자 7명은 북송당한 반면, 10월 11일 칭다오(靑島)주재 한국학교의 8명은 한국 영사관의 발빠른 대책으로 입국한 바 있다.

한국정부는 탈북자의 비외교 공관 진입 경우 오로지 발빠른 대책만이 사람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한영진 기자 (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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