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문제, 정부는 왜 쉬운 일만 하고 있나?

11월 들어 국내 입국 탈북자가 2만명을 넘어섰다.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북한주민들의 탈북행렬에 따라 1999년 1천 명, 2007년에 1만 명을 각각 돌파했던 입국 규모가 3년여 만에 다시 두배로 늘어났다. 연간 입국 숫자도 2000년 300여명에서 2002년 1천명, 2006년 2천명을 각각 넘어선 후 지난해에는 2천927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입국규모가 재외 탈북자 문제에 대한 정부의 의미있는 노력의 결과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여론이 앞선다. 


재외탈북자 관련 NGO들과 연구자들은 90년대 말 한때 연인원 수십 만명의 북한주민들이 식량 및 의료 등 긴급구호의 목적으로 탈북했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그러나 북한당국이 국경에 대한 감시망을 2중 3중으로 강화하고, 여기에 중국마저 탈북자들에 대한 정치적 난민지위 부여를 거부하면서 탈북자 숫자는 해마다 감소해 왔다. 탈북자에 대한 중국당국의 체포와 강제송환, 유래를 찾기 힘든 북한 당국의 보복성 처벌이 탈북행렬을 강제로 억제한 것이다.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지난달 발표한 ‘2010 북한인권백서’는 90년대부터 지금까지 최소한 1,733건의 강제북송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각종 문헌 자료와 총 3,874명에 대한 인터뷰를 종합한 결과라고 하니 실제로는 셀 수 없이 많은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끌려갔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탈북자 2만명’이라는 숫자의 이면에는 수십만에 육박했던 재외탈북자들에게 제때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못했던 우리 정부의 실정(失政)도 담겨 있다. 정부가 ‘조용한 외교’라며 뒷짐지고 있는 동안 살아서 대한민국 땅을 밟은 사람은 수십만명 중에 2만명 밖에 안된다는 뜻이다. 재외 탈북자들은 여전히 자기 힘으로 대한민국 공관에 입성하고 나서야 대한민국 국민으로 ‘보호’ 받는다.


우리의 헌법 및 관련 법률은 북한주민이 일단 북한 땅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대한민국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그래서 관련 법률 명칭과 정부의 공식 표현을 ‘북한이탈주민’으로 정해 놨다. 


그러나, 재외 탈북자들을 중국의 강제북송 위협이 없는 재외공관까지 데리고 오는 일은 여전히 NGO나 일명 ‘탈북 브로커’들의 몫으로 구조화 되고 있다. 요즘 입국하는 탈북자들은 “브로커에게 치루는 비용은 보통 4~5백만원에 육박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에 오는 일도  돈이 있어야 한다”고 한탄하고 있다.       


앞으로 재외 탈북자들의 인권 문제를 개선하는데 있어서 정부는 보다 핵심적인 분야에 주력해야 한다. “중국이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 근본적 개선은 어렵다”는 볼멘 소리만 반복 할 것이 아니라, 입국 과정에서 탈북자들이 느끼는 고통과 애로를 줄여줄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도 내오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먼저 온 탈북자가 브로커를 보내 제3국에 있는 가족을 데려오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한다. 정부가 먼저 입국한 탈북자들에게 나머지 가족들을 보다 안전하게 데려오도록 보조금을 지금하는 방법 등도 검토해 봐야 하다.


최근 정부가 민간과 협렵해 국내 입국 탈북자들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부가 너무 쉬운 일만 골라서 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국내 입국 탈북자를 잘 돌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재외공관이 관리하고 있는 미입국 탈북자들을 안전하게 보고하는 일이 더 중요하며, 북한과 중국의 감시 때문에 재외공관에 접근조차 못하고 있는 탈북자들에게 실현 가능한 기회를 제공하는 일은 더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나오는 지적이다. 


정부 주도로 출범하는 ‘북한이탈주민후원재단’에 재외 탈북자에 대한 구조(求助) 및 지원을 전략사업으로 발전시켜가는 것도 의미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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