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똑같은 주민번호’ 이제 사라진다

탈북자들이 특정한 주민번호 숫자를 동일하게 부여받는 것을 이용해 중국이 비자발급을 거부하는 수단으로 활용하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탈북자들은 국내 입국 이후 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을 퇴소하면서 일괄적으로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는다. 그러나 안성 인근의 특정한 면사무소에서만 주민증을 발급받다 보니 주민번호 뒷자리 숫자 가운데 특정 지역번호를 똑같이 받을 수밖에 없었다.

주민번호 뒷 번호 7자리 중 특정 부분은 출신 지역을 의미한다. 중국은 자국 내에서 북한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탈북자들의 주민번호를 사전에 인지해 비자 발급 지연이나 입국 거부 등에 이용해왔다.

2003년에 입국한 탈북자 최 모씨(36)는 “탈북자들의 경우 가족들이 아직 북한에 있어 중국에 나갈 일이 많이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정부가 탈북자들의 주민번호가 똑같은 것을 눈치 채고 비자발급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우리는 엄연히 대한민국의 주민번호를 부여받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중국이 북한과 정치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탈북자 출신들의 비자발급을 원천봉쇄 하는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충원 하나원장은 “탈북자들의 주민번호가 똑같이 배정되는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중에 있다”며 “우선적으로 새터민이 배정된 거주지에서 주민등록번호를 발급받는 방안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보여 현재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하나원이 위치한 특정 지역의 면사무소를 통해 주민등록증을 일괄적으로 발급받던 관례에서 탈피해 탈북자들이 하나원을 퇴소한 이후 실제 거주지에서 개별적으로 신청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로 탈북자들의 주민번호가 각기 달라지면 비자발급을 거부당하는 일이 원천적으로 사라질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