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권익문제 관심갖는 귀순가수 김용씨

“여기에 있는 탈북자들도 남쪽에서 여봐란듯이 성공해서 고(故) 정주영 회장처럼 북쪽을 도와줄 수 있는 통일의 역군이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1991년 귀순 이후 연예인으로, 사업가로 성공 가도를 달렸던 귀순가수 1호 김용씨가 한동안 침묵을 깨고 오랜만에 언론에 입을 열었다.

김씨는 지난해 7월 창업경영연구소가 탈북자 지원단체인 굿피플대학과 공동으로 탈북자 185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남한에서 가장 성공한 탈북자로 꼽힌 바 있다.

김씨는 평양 옥류관 냉면의 맛을 살린 모란각 식당의 성공을 발판으로 삼아 ㈜모란각, 모란각 물산, 인풍푸드, 오성푸드 등을 잇따라 설립한 데 이어 이들 회사의 지주회사인 오성에스에스의 회장을 맡아 의욕적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연예계 활동까지 중단하면서 사업에만 몰두했던 김씨는 최근에는 월남귀순용사선교회에서 겨레선교회로 이름을 바꾼 단체의 총재를 맡아 탈북자 권익문제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는 최근 탈북자들이 제대로 남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인식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 “탈북자들 사이에서도 제2, 제3의 정주영 회장이 나올 수 있도록 정착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씨는 탈북자들이 남한 사회에서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북한이 개방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이곳에서 탈북자들이 성공하는 모습을 봐야 북쪽에서도 자본주의가 좋다는 것을 깨닫고 자기들도 시장 경제를 받아들여야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 역시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착하는 과정에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1995년 사기를 당해 연예 활동으로 벌어들인 전 재산을 날린 쓰라린 경험도 했고 재작년에는 일부 사업체를 정리하면서 큰 손실을 입기도 했다.

오히려 그 때의 경험이 교훈으로 작용해 지금은 부실 기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내실을 갖춘 기업만 골라 체제를 다시 정비함으로써 사업도 다시 본 궤도에 올랐다고 그는 말했다.

특히 그는 중국에서도 사업을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이 개혁 개방을 시작하자 대만인들이 중국에 대거 진출해 시장경제 도입을 촉진하고 개방을 가속화시킨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전을 겪었지만 대만인들이 적극적으로 중국으로 들어가 경제발전을 돕지 않았느냐”며 “우리 탈북자들도 실향민들처럼 남쪽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북쪽을 도울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북한을 시장경제로 이끌고 한반도 평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북 화해정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한에 온 지 10년이 넘다 보니까 이제는 부모, 형제, 가족의 얼굴이 자꾸 희미해져가면서 그리움이 더욱 깊어지게 된다”며 고향에 대한 애틋한 심정을 밝혔다.

김씨는 통일부가 주도하고 있는 정부의 탈북자 정책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후 국내에 있는 탈북자 권익보호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쓴 소리를 했다.

그는 “남북대화를 전담하고 있는 통일부가 탈북자 관리까지 맡고 있는 구조에서는 통일부가 대화 상대방인 북한을 의식해 탈북자를 부담스럽게 여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통일부는 탈북자 관리를 보건복지부와 같은 다른 부처로 이관시켜 남북대화에만 전념해야 하며 새로 업무를 맡게 되는 부처에서는 더욱 적극적으로 탈북자 정착을 돕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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