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구타 영상 연출의혹 증폭

인터넷매체인 자유북한방송(www.freenk.net)이 26일 공개한 탈북여성 구타장면 영상의 연출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유북한방송은 이날 ’지금 북한군 초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라는 제목의 글과 화면을 통해 8년 동안 중국에서 생활하던 탈북여성이 북한군 군인에게 체포돼 구타 당하고 있다는 장면을 몰래 카메라로 촬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상을 직접 확인한 일부 전문가들은 “가짜일 가능성이 90%”라고까지 말했다.

한편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브로커가 9월초 일본 방송사에 전화를 걸어 해당 비디오 판매 의사를 밝혔으나, 방송사의 자체 판단과 브로커가 제시한 높은 가격 등으로 인해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제기한 의혹을 요약한 것이다.

◇‘몰래 카메라’ 아니다 = 몰래 카메라의 경우 천장과 벽에 설치되는데 해당 화면은 눈높이에서 찍은 점이 우선 눈에 띈다.

통상 몰래 카메라는 오디오 기능이 포함되지 않는데 해당 영상물에는 취조내용이 음성으로 담겨있다. 물론 특수 목적으로 오디오를 별도로 설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몰래 카메라는 반복사용하는 탓에 화질이 떨어지나 해당영상을 동영상으로 캡처 했음에도 깨끗한 화면을 유지하고 있다.

또 탈북자들은 국경 초소 내부에 몰래 카메라가 설치된 경우를 본 적이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화면을 자세히 살펴 보면 비디오 카메라의 ‘줌인(zoom in)’, ‘줌 아웃(zoom out)’ 기능을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는데 몰래 카메라의 경우 그런 기능 사용이 아주 힘들다.

◇연출 느낌 강하다 = 영상을 확인한 전문가들은 27일 북한군 군인들의 표정이 지나치게 화면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전에 짜여진 각본에 따라 북한군 군인과 탈북여성이 움직이는 듯하다는 것.

화면 구도는 이른바 ‘황금분할 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구도는 가장 안정적인 구도로 촬영 당시 상황이 긴박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명 중 한 명의 북한군인이 바라보는 부분(lead room)이 구도 중심에 계속 자리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완장 역시 북한군 신분을 강조하기 위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갈아찬 점도 연출 의혹을 높이고 있다.

◇왠 장발족 군인? = 북한 당국은 지난해 후반기부터 머리단장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면서 민간인 장발족의 실명과 얼굴까지 공개하는 ‘극약처방’을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민간인에 대한 두발단속이 엄격한 상황에서 군인의 장발은 ’의외’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최근 북한 중앙텔레비전에 등장하는 북한군 병사들의 머리 스타일도 ‘빡빡 머리’이다.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사업가 J모(42)씨는 “북한에서 만난 군인들이 대부분 빡빡머리였다”면서 “삼복 더위에 장발을 한 북한군 장교의 모습이 왠지 어색하다”고 말했다. 8월 중순 손목까지 내려오는 셔츠를 입은 탈북 여성의 옷차림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됐다.

◇“10월중 방송예정” = 자유북한방송측은 “25분 분량의 이 동영상은 10월 중순경 일본 방송국을 통해 방송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28일 오전 현재까지 자유북한방송으로부터 해당 영상물을 구입했다는 일본 방송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9월초부터 (서울에서) 일본 본사에 국제전화를 걸어 북한비디오가 있으니 3천만원을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값이 턱없이 비싼 데다 화면내용 자체에도 문제가 제기돼 구매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전문가들이 포진한 서울 지사를 거치지 않고 도쿄 본사와 거래를 하려는 추세”라면서 “일종의 ’압박’ 차원에서 26일 자체 사이트에 사진을 올린 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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