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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 최근 중국에서 붙잡힌 탈북민 일가족 5명이 중국 공안에 의해 북송되던 중 음독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뒤이어 한국행을 희망하던 탈북민 70명이 체포돼 북한으로 송환되는 등 중국 내 탈북자들의 강제 북송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탈북민들이 중국 정부에 강제 송환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김지승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 북한인권단체 나우(NAUH)가 31일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북자들의 강제 북송을 중단할 것을 중국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탈북 대학생 20여 명은 중국이 자국의 외교관계만을 고려해 생명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는데요.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강제 북송 반대’라는 피켓을 들고 강제송환 중단을 호소했습니다. 이들은 탈북민들이 북송될 경우 정치범 수용소와 교화소에 수감돼 강제 노역을 당하며 강제 낙태와 고문, 영양실조로 아사하는 등 심각한 인권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중국 대사관을 향해 기자회견 선언문을 낭독하는 지성호 대표의 발언 들어보시죠.
[기자회견문 낭독] : 우리는 북한에서 살다 탈북하여 자유를 찾은 탈북대학생들이다. 대한민국 대학교에서 만난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탈북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했더니 그들의 눈가에서 눈물이 맺히는것을 보았다. 중국은 핵무기 개발로 주변국들이 안보를 위협하는 김정은 정권에 더이상 협조하지말고 목숨걸고 탈북하는 탈북자들을 북송시키지 말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기자 : 이 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지성호 대표는 중국 정부의 탈북민 북송 문제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탈북민 역시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성호 대표의 이야기입니다.
[지성호 대표] : 현재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헌법상으론 북한에 살고 있는 북한주민들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제3국에 있는 탈북자들도 우리 국민들이잖아요. 북송되면 (그 이후 일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게 사실이고,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탈북자 북송에 노력을 해줘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NGO가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는데, 생명을 살리는 일, 인권을 위해 함께 힘써야 할 것 같아요.
진행 : 이날 기자회견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아무래도 탈북민들 자신과 연관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간절한 마음이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기자 : 이날 기자회견을 앞두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요. 탈북 대학생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우비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거리에 나섰습니다. 중국에서 강제 북송될 경우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기에 거리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들은 이번 기자회견을 계기로 중국 정부가 북한정권에 협조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기자회견은 약 40분간 진행됐는데요. 끝나갈 때쯤 한 탈북 대학생은 참았던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대학생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강진우(가명) 대학생] : 그것이 국가적 차원에서 이익일지 모르지만 국가라는 것은 국민의 이익과 인류의 행복과 사람들이 기초적으로 누려야 할 것을 지켜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외교나 안보도 생명이 존중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마피아 같은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70명이 북송됐고 5명이 음독자살했습니다. 70명의 사람들 외에도 가족들도 유사하게 연좌제로 정치범 수용소에 같이 끌려가거나 추방되는 혹독한 상황이 발생될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서 철저히 배격하고 있습니다. 저는 중국 정부가 정부이고 인민을 위한 국가라면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 너무 슬펐고 지금 현재도 목숨을 걸고 나왔다가 결국은 자유라는 것을 맛보지 못한 채 북송된 그들을 생각하니 가슴 아파서 울었습니다.
기자 :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책임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들의 간절한 목소리들이 모아져서 앞으로는 이런 비극이 재발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까지 라디오 현장 김지승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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