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정착한 탈북자가 일반 국민보다 일은 더 많이 하면서도 소득은 66%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9일 조사됐다.
통일부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남북하나재단)은 이날 발표한 ‘2014 탈북민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자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147만 1000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 12월까지 입국한 만 15세 이상 탈북자 1만 2777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7∼9월 조사한 결과다.
2014년 월평균 소득은 2013년 조사 때보다는 5만 7000원 증가한 것이지만, 한국 국민이 받는 223만 1000원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탈북자 취업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7시간으로 일반 국민(44.1시간)에 비해 3시간 가까이 많았다.
탈북자들의 직업 유형은 단순노무(32.6%), 서비스업(23.1%), 기능원 및 관련종사자(12.2%), 사무직(8.3%) 등으로 조사돼 전문성을 갖추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1년간 북한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이나 무시를 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25.3%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 생활에는 67.6%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탈북자들은 정신 건강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탈북자 1785명을 대상으로 보건, 가족 등에 대해 별도의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20.9%가 ‘그렇다’고 답해 일반 국민(6.8%)보다 크게 높았다.
그러나 탈북자의 69.5%는 가족과의 관계에 만족한다고 답해 남한 전체(55.2%)보다 만족 비율이 높았다.
한편 탈북 청소년들은 비교적 자신의 출신에 대해 숨기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출신에 대해 ‘가급적 밝히고 싶지는 않다’는 응답은 32.3%, ‘절대 밝히고 싶지 않다’는 26.1%를 각각 조사됐다. 2012년 같은 조사에서 두 응답의 비율은 54.4%로, 이번 조사에서는 약 4%포인트 늘어났다.
출신을 공개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이유로는 ‘밝힐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가 44.2%로 가장 많았고, ‘차별대우를 받을까봐'(26%), ‘호기심을 갖는 게 싫어서'(16.4%) 등의 순이었다.
학교생활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문제로는 ‘학교 수업 따라가기’가 48%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문화·언어적응'(14.9%), ‘친구 사귀기 어려움'(8%), ‘선생님들과의 관계'(1.8%) 등이었다.
때문에 학교에 다니는 탈북청소년 중 학생에게 향후 필요한 지원으로는 ‘학습 및 학업(공부) 지원’ 69.1%, ‘교육비 등 경제적 지원’ 63.0%, ‘진로(진학 및 취업) 상담지원’ 28.4% ‘친구 교류 등 적응 지원’ 8.0%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