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北 배우자와 이혼소송’ 판결 줄 잇는다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국내 입국 탈북자가 북한에 있는 배우자에게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북한이탈주민보호법 개정 법률에 따라 이달 22일 이혼소송 첫 판결이 나올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서울가정법원 가사 8단독 이헌영 판사는 1일 탈북자들을 출석시켜 첫 재판을 열었다. 그는 재판을 시작하면서 “오늘에서야 첫 재판을 열게 돼 유감”이라며 “법률적으로 어려운 점들이 있어서 재판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참고 기다리느라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정중히 참석자들을 위로했다.

22일 이혼 재판 선고를 받을 대상은 모두 13명이다. 서울 가정법원은 이 판사의 선고를 시작으로 다음달까지 200여건 이상의 탈북자 이혼 소송을 다룰 계획이다.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2월부터 개정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이혼사건 소송을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전 법 체계는 탈북자가 국내 입국할 때 기혼 사실을 신고하면 이곳에서 결혼할 경우 이혼 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러나 배우자가 북한에 있기 때문에 대부분 이혼 소송이 진행되지 못했다.

가사 4단독 김영훈 판사는 17일 보도된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올 들어 4월 말까지 새로 접수된 210건의 탈북자 사건도 곧바로 처리해야 한다는 게 판사들의 생각이다”면서 “이혼을 허가할지는 사안마다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국내 입국한 탈북자 박 모 씨는 “벌써 북한을 떠나온 지 5년이 넘었고, 한국에 들어온 지도 3년이 다됐다. 이제 북한에 있는 가족들도 각자 제 삶을 살고 이곳에 온 나도 새로운 사람과 가정을 꾸려야 하는데 법적으로 도움을 받지 못해 불편함이 많았다”고 말했다.

박 씨는 “탈북자도 한국 사람이라면서 법을 어기면 처벌을 내리면서, 결혼 문제는 왜 한국사람과 차별을 두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누구는 이혼이 되고, 누구는 안 되는 것이 말이 되느냐. 곧 있을 재판에서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개정된 법 제19조 2항(이혼의 특례)에 따르면 국내 호적을 취득한 탈북 주민 중 배우자가 남한 지역에 거주하는지 불명확한 경우 그 배우자를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고 법원은 배우자에 대한 송달을 공시송달로 할 수 있다.

공시송달은 당사자의 행방을 알기 어려워 직접 서류 등본을 교부 할 수 없을 때 법원 직원이 서류를 보관하고 그 사유를 법원 게시판에 게시하는 것으로 대신하는 절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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