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와의 ‘공감 토크’ 대학가에서 인기몰이

A대학 정치외교학과 2학기 정치학개론 수업시간. 한 남성이 강단에 서서 “함경북도 청진출신 ○○○입니다”라고 밝히자 학생들이 여기저기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 남성은 10분 가량 자신이 탈북한 이유 등에 대해 소개하고, 이어서 40분 가량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이 날 발표는 평양시내 호텔 시설과 운영 실태, 달러 거래 방식, 거리에서 운행하는 자동차 대수 등 자신이 경험한 북한 실상에 관한 내용이었다.


설명이 끝나고 ‘주제와 상관없이 질문 있으면 해달라’고 하자 여기저기서 질문이 쏟아진다. 쉬는 시간도 없이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 날 수업은 교수의 중재(?)가 있고서야 끝이 났다.


‘탈북자와의 만남·대화’이란 타이틀로 진행되는 이 ‘특별한 수업’은 ‘북한’을 주제로 20대 대학생과 탈북자의 자유로운 토크(Talk)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학기 동안 고려대, 명지대, 안양대, 경기대 등 전국 32개 대학, 48개 수업에서 진행될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학생들의 호응이 높아 내년 학기에도 개설될 예정이라고 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2040세대’와의 소통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청년지식인포럼 스토리K(대표 이종철)는 지난 여름 정치외교학과, 북한학과가 있는 전국의 50개 대학과 총장 앞으로 공문을 발송해 이번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하며 특강을 요청했다.


탈북자와의 대화는 수도권 소재의 몇 개 대학에 강사로 출강하고 있는 이종철 대표가 지난 1학기 자신의 수업에서 검증한 프로그램이다. 이 대표는 8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봄 학기 수업에서 시범적으로 해봤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 기대 이상이었다”면서 “이것을 더 많은 대학 학생들에게 확대해도 분명히 성공적일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북한 체제의 호전성만을 강조하는 안보특강이 아니기 때문에서 경제학·교육학·정치학 등 어떤 강의와 접목해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사회·문화·교육·경제 등의 수업과 일정한 연관성 속에서 충분히 다양하게 이야기를 풀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강연에 나서는 탈북자들의 경력도 특이해 학생들의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 외화벌이 부서 담당자, 영화감독, 유치원 교사 등 8명 정도의 탈북자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수업을 마친 대학생들 평가도 ‘기대 이상’으로 나오고 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TV에 나오는 ‘정말 좋은데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라는 그 선전처럼 딱 그런 느낌이다” “대학에서 들은 수업 중에 최고의 시간이다” 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스토리K 웹진 첫 화면./스토리K 웹진 캡쳐
이 대표가 이끌고 있는 ‘스토리K’는 최근 홈페이지를 개설한 정치웹진(www.storyk.co.kr)을 통해서도 2040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웹진에는 사법부의 정치표현 허용 범위, 종로경찰서장 구타, 한미 FTA 등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사회적 이슈에서부터 스포츠와 문화 영역 등 다양한 컨텐츠가 담겨 있다.


이에 대해 “청년들의 생각과 고민, 그들의 눈에 비친 사회를 그들의 표현 방식으로 담아내려고 한다. 정치·경제·사회·역사·국제관계·북한문제 그리고 문화 등의 소재를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글로써 풀어낼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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