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만 눈에 띄면 몰려들어 셔터를 눌러대는 非상식

북한 이탈주민들의 사회적응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하나원이 8일 개원 10주년을 맞아 내부 시설을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통일부는 하나원 시설이 ‘국가정보원법’에 의해 지정된 ‘가’급 국가보안시설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고, 하나원 개원 10주년을 맞아 이번에 특별히 개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내외신 기자 160여명이 참여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시설 공개 행사에서는 본관 및 제1교육관 외관, 유아방, 종교방, 컴퓨터실, 지정된 숙소, 도서관, 하나의원에 한에서만 촬영이 이뤄졌다. 탈북자 교육생에 대해서는 본인 및 재북 가족들의 신변안전을 고려해 촬영을 일체 금지하는 등 통일부는 탈북자 신변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탈북자들의 눈물 방울이 바닥에 연신 떨어진 것은 10주년 기념행사 때였다. 북한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낭독 시간에 탈북자들은 가족들의 안부를 묻고 전하며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기자들의 셔터 소리는 바빠져 편지를 읽고 있는 탈북자와 이 편지글에 감동 받아 눈물을 흘리는 교육생 바로 앞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또한 시설 촬영을 할 때 탈북자들을 일부러 따라가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기자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런 행동에 탈북자들은 당황해 하며 얼굴을 가리고 뛰어 가기만 할 뿐이었다.

숙소를 촬영할 때에는 몸이 아파 보이는 탈북자가 누워 있었고 그 모습을 보자마자 기자들은 앞 다퉈서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모 신문사 기자는 “사진에 사람 얼굴이 들어가야 한다”며 통일부의 제지에 강하게 반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물론 이들의 취재경쟁은 생존 논리와 같지만 그것도 취재윤리를 벗어나서는 안된다. 탈북자들의 신변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보도 형태는 지양되어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물론 신문사에서 얼굴을 노출하지 않는다고 약속하겠지만 사진을 찍힌 탈북자들의 불안한 마음까지 보상할 수는 없다.

아직까지도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고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는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보이는 대로 셔터를 눌러대는 것은 기자의 취재 영역 자체를 벗어난 것이다. 여기서 단 한 명이라도 얼굴이 노출될 경우 그 가족은 모두 오지로 추방당하는 운명을 맞아야 한다.

때문에 하나원 시설에 있는 탈북자들은 사진 촬영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게 된다.

이것이 바로 ‘자유’ ‘민주주의’ ‘인권’이라는 말조차 허용되지 않은 사회에서 신음하다 자유의 품에 안긴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최소한의 취재윤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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