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로 위장한 간첩 구속…북한 노림수는?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에 잠입한 북한 간첩이 공안 당국에 또 다시 적발됐다. 서울지검은 국가보안법상 특수 잠입 혐의를 받고 있는 탈북자 김모 씨에 대해 영장 실질심사를 거쳐 19일 구속했다. 


이번에 구속된 김 씨는 북한 보위사령부 소속으로 간첩 훈련을 받아오다가 지난 4월 중국과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를 거쳐 탈북자로 위장해 한국에 잠입했다. 김 씨는 탈북자를 상대로 한 정부합동심문 과정에서 탈북 경위에 대한 정밀 조사를 받던 중 위장 간첩임이 드러났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김 씨가 국내에 들어와서 계속 심문을 받았기 때문에 실제 간첩활동은 하지 못했다”면서 “구체적인 지령도 아직 받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공안당국은 김 씨가 다른 탈북 위장 간첩들과 연결돼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8월 ‘원정화 사건’을 시작으로 지난해 4월 故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 암살 지령을 받고 남파된 김명호, 동명관 암살조가 합동심문 과정에서 적발됐다. 또 지난 9월에는 탈북자단체 대표에게 ‘독침 테러’를 기도한 위장 간첩이 체포됐다.  


공안당국은 최근 몇 년 사이 탈북자로 위장한 간첩들이 지속적으로 적발되면서 탈북자 합동심문 기간을 늘리고 심문을 대폭 강화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탈북자 위장 간첩들은 자신의 신분을 위장하기 위해 타 지역 출신으로 가장해 입국을 시도하지만 2만 명 이상의 지역 심층정보를 수집한 우리 심문 기관의 조사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북한 당국이 간첩을 탈북자로 위장시켜 남파하는 데는 무엇보다 탈북자들의 남한 입국 루트를 활용하면 위험부담이 줄고, 탈북자로 행세하면서 합법적인 체류와 활동이 가능하고, 탈북자 사회에 침투가 용이하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을 것으로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이번에 구속된 김 씨도 故황 비서를 암살하려던 암살조의 입국 루트를 밟았다.


또한 탈북자 위장 간첩을 남파함으로써 남한 내 탈북자 사회의 내부 분열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도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으로 탈북자 위장 간첩이 적발되고 테러 위협이 지속되면서 탈북자 사회 내에서조차 서로 불신의 눈초리로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학 자유북한연합 대표는 독침 테러 시도에 대해 “북한에 남아있는 탈북자의 가족을 이용해 자신들의 뜻대로 꼭두각시로 만들고, 반북활동을 하는 탈북자들에게 위해를 가하도록 해서 탈북자 사회를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저 사람들도 위장된 탈북자일 것’이라는 불신을 갖게 하려는 게 북한의 목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공안당국은 북한 내에 있는 가족을 볼모로 탈북자들을 간첩으로 포섭하는 활동이 시도되고 있다는 움직임을 포착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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