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 부적절”

이달 28∼30일까지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개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탈북자들은 시기와 장소 문제를 들어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탈북자동지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와 민족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회담이 열리는 시기와 장소부터 바람직하지 않다. 비밀리에 정상회담을 추진한 것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이가 임기가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사람과 만나 무슨 이야기를 하겠는가”라며 “설마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가서 국민의 동의 없이 덜컥 북한과 ‘우리민족끼리’로 포장된 연방제 합의를 하고 돌아오지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정일의 서울답방 약속도 지키지 않았는데, 왜 남한정부가 체면 없이 평양에 다시 찾아가는지 모르겠다”며 “서울답방이 안되더라도 남한이 최소한 체면을 지키자면 3국도 좋을 것이다. 굳이 평양을 고집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해서 북한의 개혁개방이나 대외정책에서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북한은 이미 탈북자 단속을 강화하고 있고, 정상회담 기간에는 주민단속에 더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민주화 위원회 손정훈 사무국장은 “평양에서 다시 정상회담을 하자고 하는데, 왜 대한민국은 국가체면도 없는가”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이 김대중 대통령과 한 약속은 개인의 약속이 아니라 국가간 약속이다. 그런데 김정일이 그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렸다”며 “남한은 주기만 하면서 왜 북한의 전략에 끌려 다니는 외교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정일이 서울답방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그는 사견임을 전제로 “지금까지 남조선을 미국의 식민지라고 선전해왔는데, 자기가 서울에 나오면 남한을 인정하는 것이고, 또 그 선전이 모두 거짓이라는 것이 드러나기 때문에 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이 북한인권과 탈북자 문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손국장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항상 끌려 다니는 정책을 실시 했기 때문에 기대할 만한 곳이 못 된다”고 말하고, “정상회담은 회담만으로 상징적인 의미는 줄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인권이나, 탈북자 문제에는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7년 전 평양에서 6.15정상회담을 지켜본 한 탈북자는 “김정일이 김대중을 평양에 불러다 놓고 수많은 인파를 동원해 환영공세를 들씌워 회담의 유리한 지위를 차지한 것 처럼 이번에도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김정일이 서울에 나가겠다고 말하고도 지키지 않았는데, 왜 남한은 잘 살면서도 북한에 밑지는 회담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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