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 “대한민국이 부르면 전장서 北과 싸워야”

국방부가 탈북자 및 병역면제자의 예비군 편입 방안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지난 4월 민간 연구소에 탈북자 등 병역면제자의 예비군 편입 수요에 대한 용역을 의뢰해 이달 말 그 결과가 나오면 이들에 대한 예비군 편입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23일 연합뉴스에 밝혔다. 


군 관계자는 “병역면제자가 편입을 희망하면 예비군이 될 수 있다”면서 “예비군 편입을 문의하는 전화가 오는 것으로 봐서는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남한에 입국한 남성 탈북자의 수는 2010년 1월 기준으로 5,817명(통일부 자료)이다. 이들 중 실제 예비군 복무가 가능한 20대 남성 탈북자 수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전체 탈북자 중에 20대가 25%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비슷한 비율로 추정해보면 1500명 내로 추산된다.


탈북자들의 예비군 복무는 단순히 그 숫자가 가지는 의미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훨씬 크다. 북한에서 태어나서 생활하다 한국에 와서 북한의 도발이나 전쟁에 대비해 국군 예비전력에 편재되는 것은 정치적 의미도 적지 않다.


탈북자들의 예비군 편입 고려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거주 탈북자들은 대다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한 의무를 함께 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탈북자를 믿지 못하겠다며 군복무 요구를 외면하던 국방부가 이제와서 예비군 편입을 고려하겠다는 태도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과 함께 고향 사람들에게 총을 드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대답도 일부 있었다.   


백요셉(가명) 씨는 올해 27세로 2008년 국내에 입국했다. 그는 북한에 지낼 당시에도 강원도에서 군복무를 했다. 현재 카톨릭 신앙 생활을 하고 있다.  


백 씨는 “예비군이라는게 민방위 수준인데 이왕이면 정규군에 가고 싶어요. 나도 대한민국 국민인데 군복무는 당연한 것 아닙니까? 일부에서는 병역 면제가 탈북자의 특혜라고 하지만 전 역차별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남자들이 군대에 가기 싫어하고 안보에 대한 안이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  안타깝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북한은 군복무 기간이 10년이고 이쪽은 해도 1년 반 길어야 2년인데, 행복한 군사복무아닌가요?”라고 말했다.


백 씨는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당연히 우리가 먼저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탈북자들이 남한으로 온 이유가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쟁이 난다면 이제는 북한 주민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앞장서야죠”라고 말했다.  


2008년에 국내 입국한 윤용경(가명) 씨는 북한에서 군사복무를 하고 건설업에 복무했다. 그도 탈북자 예비군 편입에 찬성 의견을 냈다. 윤 씨는 “예비군은 당연히 참가해야죠. 북한에서 온 남성분들의 경우 북한 정권에 대한 반발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죠. 남자라면 꼭 군에 참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이 일어난 다해도 전 나가 싸울 겁니다. 그만큼 북한에 대한, 즉 김정일 정권에 대해 치를 떨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에 비록 남은 가족들이 있다고 해도 어차피 천대받고 사는데 그 분들을 위해서라도, 통일을 위해 싸우겠습니다”라고 본인의 결심을 강조했다.


북한 국경경비여단 출신으로 지난해 입국한 김철수(가명·27) 씨는 예비군 편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 씨는 “예비군 편입은 탈북자 본인에게 달려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예비군에 나가고 싶어도 개인적으로 이곳에 적응하기가 너무 힘드니까 다른데 신경을 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한국전쟁이 다시 일어 난다해도 참전하는 것은 저로서 많이 복잡한 문제입니다. 일단 전쟁이 일어나면 총을 손에 쥐어야 하는데, 한마디로 부모님께 총을 겨누는 것 과 같습니다. 결국 동족상잔의 비극이 다시 일어난 다는 것인데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그러나 전쟁에 참여한다는 데는 부담감이 크게 느껴집니다”라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2006년 탈북한 김일혁(가명·25) 씨는 예비군 편입 문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김 씨는 “글쎄요. 예비군은 (자신한테)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서 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군대도 안 갔다 온 상태에서 예비군 훈련이 의미가 있을까요?”라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현재 국방부의 태도를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년 전부터 군대에 입대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힌 탈북 친구들도 있었는데 탈북자라는 이유로 받아주지 않더니 지금 와서 예비군에 편입시키겠다고요. 여전히 반신반의하면서 총을 쥐어주는게 이상한 일 아닌가요?”라며 뼈 있는 말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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