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 北역도 선수 “‘김정은 원수님’ 배려” 발언에…

개막 엿새째를 맞고 있는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최대 화제는 단연 세계신기록 7개 중 4개를 수립한 북한 역도다.

북한은 역도에서만 금메달 3개를 따내를 저력을 발휘하며 북한 역도 역사(歷史)를 새롭게 쓰고 있다.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톱10’ 진입도 밝게하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 역도에서 나란히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품에 안은 북한의 엄윤철, 김은국 선수는 지난 23일 인천시 연수구에 있는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에 나선 두 선수는 북한 역도가 강한 비결에 대해 하나같이 ‘김정은의 배려와 사상’에 대해 언급했다.

김은국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허리 통증이 있었다. 그러나 내 고통을 헤아려준 김정은 동지의 배려가 있었기에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했고, 엄윤철은 “모든 것은 사상이 결정한다. 실천적 행동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한 염윤철은 “김정은 동지가 ‘달걀에 사상을 주입해 깰 의지가 있다면 (달걀로 바위를) 깰 수 있다’고 하셨다”면서 “우리는 그러한 투철한 사상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그것이 바로 힘의 비결이다”고 설명했다.

북한 역도 선수들의 세계신기록 수립 기자회견을 지켜본 탈북자들은 한편으론 자녀와 동생같은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어 대견하면서도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2011년 입국한 탈북자 이모(56. 남) 씨는 엄윤철의 발언에 대해 “북한 체제에서 두 선수의 말을 틀리다고는 할 수는 없다”면서 “모든 생각과 행동이 ‘장군님’과 직결돼 있고 말 한마디에 운명이 결정되는 북한 ‘공민’으로서 당연한 발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염 선수가 “달걀로 바위를 깬 적이 있는가”라고 기자진들에게 되물었을 때 “또 무슨 말을 하려고 저 말을 하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고 안타워했다.  

지난해 입국한 탈북자 최모 씨(45. 여)는 두 선수의 기자회견과 관련, “지난날 국제경기에서 우승하고 시상식에서 말을 잘하고 돌아와 김정일의 ‘배려’로 고급승용차와 평양시 거주권까지 받은 정성옥 선수(마라톤 신기록), 이분희(탁구선수), 계순희(유도선수)들의 얼굴도 떠올랐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예전 선수들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선수들에게 지침이 있었을 것”이라며 “국가체육부문 당, 보위간부들이 ‘금메달은 못 따도 장군님의 대외적 권위는 꼭 지켜야 한다’고 했던 말을 곱씹으며, 성과의 비결을 장군님께 돌려야 본인에게 보상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탈북자 나모 씨(48. 여)는 “그 선수(엄윤철)가 어떻게, 그것도 남조선이라는 적대국에 와서 자기의 개인적인 심정을 이야기 할 수 있겠는가. 한국 사람들은 어떻게 들었는지 몰라도 우리(탈북자) 한테는 너무나도 익숙한 발언이어서 별로 놀랍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선수라면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라며 “나도 지금 같은 자유 세상에 와서야 저 말의 참뜻을 알았다”며 북한 체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염윤철, 김은국 두 선수는 ‘경기장 생활여건이 불편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참 좋았다”고 했고, ‘돌아가면 어떤 보상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는 “바라는 게 없고 김정은 원수님께 기쁨을 드리고 전국 인민들께 기쁨과 행복을 드릴 수 있는 게 저희의 행복이며 자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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