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의 벗’ 하나원 강철민 목사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들에게 마음의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탈북자 정착지원시설 하나원에는 불교, 천주교, 기독교를 믿을 수 있는 종교시설이 마련돼 있고 그중 개신교 교회인 ‘하나교회’는 가장 많은 탈북자들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하나원이 완공되기 전인 1999년 2월부터 9년 가까이 이 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강철민(47) 목사는 탈북자들에게 ‘마음을 나누는 대부(代父)’로 통한다.

이 시설의 강사와 공무원들이 탈북자들에게 한국사회 정착에 필요한 지식을 가르친다면 강 목사는 북한을 떠나 중국 등지를 떠돌면서 타향살이에 다친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강철민 목사는 “교회 활동도 업무지만 더 중요한 일은 탈북자들과 상담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자들은 이방인일 수 밖에 없는 한국땅에 첫 발을 내딛기에 앞서 진로문제, 학업문제, 결혼문제 등 각종 고민거리를 강 목사에게 상담하고 있다.

강 목사는 “하나원의 강사 선생님들과 하기 어려운 고민거리들을 주로 이야기한다”며 “심지어 출산을 한 탈북자들이 찾아와서 아기의 이름을 지어달라고 해서 팔자에도 없는 작명가 노릇까지도 했다”고 웃었다.

하나교회는 하나원에 작은 공간을 이용해 만들어진 시설이어서 비좁을 뿐 아니라 신자들의 헌금 등이 전무한 상황에서 예산의 전부를 외부교회의 지원에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

강철민 목사는 “빠듯한 교회생활이지만 우리 교회를 거쳐간 탈북자들이 사회에 나가 정착을 잘하는 모습을 보거나 이들이 명절 때 연락을 해올 때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탈북자가 누구였느냐는 질문에 강 목사는 “하나원에서 조금씩 받는 용돈을 모아 한국에서 처음 받은 돈이라서 헌금으로 내겠다던 탈북자가 생각난다”고 소개했다.

얼마 전 연세대학교를 방문했을 때는 전혀 기억에 없는 학생이 달려와 인사를 하면서 하나원에서 퇴소해 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말할 때 정말 기쁘고 뿌듯했단다.

강 목사는 하나원에 있는 탈북자들에게는 마음을 보듬어주는 친구지만 하나원을 퇴소하는 탈북자들에게는 초기정착을 도와주는 도우미이기도 하다.

그는 “하나원 퇴소자들의 희망을 받아서 정착이 확정된 거주지의 교회, 목사님들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곳에 정착을 하게 되는 탈북자들에게 누군가 후원해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각 지역의 교회에서는 하나원을 퇴소한 탈북자들의 직업을 알선해 주기도 하고 몸이 아픈 탈북자들에게는 치료비도 보조해주고 있다는 후문이다. 심지어 어떤 탈북자들은 교회를 통해 배우자를 만나 결혼까지 했다고 한다.

한 주일 내내 경기도 안성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는 강 목사는 탈북자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탈북자들을 그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려는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탈북자들은 우리와 생김새가 같고 같은 말을 쓰지만 우리와는 전혀 다른 문화와 사회구조 속에서 살아온 분들”이라며 “우리 생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보고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소망을 묻자 강 목사는 “탈북자들이 있는 한 하나원에서 계속 그들을 위해 사역할 것”이라며 “자그마하더라도 하나원에 제대로 된 예배당을 하나 세웠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멋쩍게 웃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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