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대책 `보호’에서 ‘자립’으로 전환

23일 정부가 발표한 탈북자 수용대책은 악덕 브로커의 불법행위를 막고 탈북자의 순조로운 국내 정착을 유도하겠다는 게 골자다.

정부는 이를 위해 브로커가 노리는 탈북자 정착금을 지금의 3분의 1로 줄이되 감소 비용은 취업과 취학비용으로 전용, 탈북자의 실질 혜택을 확대키로 했다.

현재 탈북자는 1인당 2천80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받고 750만원은 주택임대비용으로 지원받고 있으나, 개선안에 따라 내년부터는 현금 지급은 1천만원으로 줄게 되며 주택임대비용은 현행 제도와 마찬가지로 운영된다. 감소비용은 직업훈련, 취업장려금 등으로 지원된다.

정부의 이런 정책전환은 현금 직접지원 위주의 현재 탈북자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실태조사 결과 올해 입국한 1천866명의 탈북자 중 83%가 브로커를 통해 들어왔고, 1인당 평균 400만원 가량을 브로커에게 뜯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악덕 브로커의 경우 탈북자가 입국후 수용시설인 하나원에서 나온 후 정부가 마련해준 임대아파트로 들어갈 때 현관에서 진을 치고 있다가 과다한 수수료를 요구하며 폭력을 행사하는 가 하면 협박 등의 각종 악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봉조(李鳳朝) 통일부 차관은 “북한으로부터 신규 탈북자가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입국 탈북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이른 바 기획탈북의 요소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차관은 그러나 “수용 원칙과 인도적 차원의 입장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부 부작용이 있는 요소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조치를 취한다는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불법적인 기획탈북에 대해 메스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탈북자의 경우 국내외 민간단체 또는 개인의 도움없이 제3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기획탈북 행위의 범위 설정과 관련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부는 탈북자의 국내입국을 돕고 과다한 수수료를 요구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국내법을 철저히 제재하되 인도적 차원의 행위는 명백히 구분해 적용하는 한편 탈북자들이 기획탈북이 아닌 다른 루트로 입국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또 탈북자를 상대로 입국후 브로커로부터 금품을 갈취당하는 사례를 차단하기 위해 `억압적인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정해지는 수수료는 불법이며 따라서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권리의식을 널리 알리고 공권력을 동원해 브로커 감시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아울러 위장 탈북 또는 범죄자를 포함한 부적격자의 입국을 원천봉쇄하기위해 현지공관에서 입국전 심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위해 해당 공관에 심사 인원을 보강할 예정이다.

특히 북한에서의 범죄를 포함한 국제형사범죄와 살인 등 중대범죄자, 조선족이 탈북자로 또는 그 반대의 위장입국 혐의자, 체류국에서 10년이상 거주하며 생활근거지를 마련한 탈북자 등을 입국 금지 대상으로 정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국내 입국 탈북자 가운데 10.8%가 범죄경력자이며 , 24명이 위장입국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중대범죄자의 경우 주변 인물들과 본인의 진술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전심사의 적법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정부는 무엇보다 탈북자의 국내 적응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취업 지원 외에 개인의 적성과 능력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제도와 민간정착 도우미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탈북 청소년용 특성학교와 취업용 직업훈련소를 별도로 개설하고 탈북자 지원 및 관리업무를 지방자치단체에 대거 이관할 예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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