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단체들, 선입견 악화 걱정

국내 탈북자단체 관계자들은 27일 탈북자로 위장한 ’직파 간첩’ 사건이 발표되자 탈북자들에 대한 선입견이 더 악화되는 것 아니냐며 당혹스러워했다.

숭의동지회 최청하 사무국장은 “간첩단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는 있었지만 이런 사건이 터지다니 상당히 당혹스럽다”며 “지금도 탈북자들이 한국 사회에서 설 자리가 위축되고 있는데 이 사건으로 탈북자를 보는 선입견이 더 악화돼 남한 사회 정착에 애쓰는 탈북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또 구속기소된 간첩 원정화(34.여)가 군부대를 돌며 안보강연을 실시했다는 데 대해 “안보강연을 하는 사람을 당국에서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내보내는 경우가 있어 항의도 많이 했다”면서 “실제 정착생활은 엉망인데 강연에 나가서 거짓말하는 사례를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유북한방송의 김성민 대표도 “간첩사건이 탈북자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까 염려된다”며 “탈북자 속에 간첩이 있다는 인식보다 간첩이 탈북자로 위장했다는 것이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탈북자 단체 관계자들은 원정화의 임무 중 대북 정보요원 살해와 황장엽씨를 비롯한 탈북자들의 인적사항 및 위치 파악도 있었다는 데 우려를 표했다.

황장엽씨가 위원장으로 있는 북한민주화위원회의 차성주 사무국장은 간첩이 일부 탈북자를 암살할 목적도 갖고 있었을 것이라며 “북한은 테러지원국 해제를 주장하지만 대남공작 야심이나 테러 수법이 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도 “순수한 일반 탈북자에게 좋지 않은 시선이 생길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탈북 여성들을 지원하는 ’새롭고하나된조국을위한모임’의 신미녀 부회장은 “회원들로부터 이번 간첩사건과 관련해 우려섞인 문의전화가 계속 오고 있다”며 “어떻게 직파간첩이 당국으로부터 조사받는 과정에서 가려지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탈북자단체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내 일반 탈북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