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北배우자이혼 합당?..美법원 인정 `주목’

탈북자가 북한에 두고 온 배우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법적으로 이혼하는 것이 가능할까.


국내에서 이혼을 인정하는 판결이 잇따르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같은 취지의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3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2005년 탈북해 미국 버지니아주에 정착한 김모(40)씨가 북한의 배우자와 헤어지겠다는 이혼청구 소송을 내 승소했다.


북한을 떠나는 과정에서 알게 된 탈북 여성 정모씨와 새로 결혼하기 위한 것으로, 김씨가 미국에 입국하면서 서류에 기혼 사실을 기재했던 것이 이혼 소송의 단초가 됐다.


중혼(重婚)을 금하는 미국에서 김씨가 정씨와 결혼하려면 북한에 두고 온 아내와 이혼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결국 지난해 5월 버지니아주 법원에 소송을 냈고 지난 3월 이혼 허가 판결을 받았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에게 북한의 아내와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도록 했다고 RFA는 전했다.


김씨의 대리인 리처드 암스트롱 변호사는 “배우자가 북한에 살고 있어 혼인을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재판부가 이혼을 허가한다는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RFA에 설명했다.


법원의 판결 직후 김씨와 정씨는 정식으로 결혼해 새 가정을 꾸몄다.


정씨는 `고난의 행군’ 시절인 1990년대 중반 굶주림으로 남편과 자녀를 모두 잃고 혼자 탈북해 살아왔고, 김씨도 탈북 후 중국에 숨어있다가 동남아시아를 거쳐 미국으로 건너왔다고 RFA는 전했다.


한편 국내의 경우 2004년 2월 탈북 여성 오모씨가 재혼을 위해 북한에 있는 남편을 상대로 낸 이혼 청구가 처음으로 받아들여졌다.


현행법상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이어서 오씨가 북한에서 한 결혼은 남한에서도 유효하지만 자유로운 왕래조차 어려운 남북의 현실을 고려할 때 두 사람이 혼인을 지속하도록 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당시에도 북한에서 결혼하고 남한에서 이혼할 수 있는지, 탈북 후 혼인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이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는지, 북한에 있는 배우자에게 소송 서류를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 등의 법률적 논란이 제기됐다.


그러다 2007년 2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탈북자들의 이혼 소송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고 같은해 6월 서울가정법원이 탈북자 13명의 이혼 청구를 한꺼번에 받아들인 이후 유사한 판결이 잇따르는 추세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