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여성 비례대표 후보들 “북에선 꿈도 못 꿨다”

6.2 지방선거에 탈북여성 3인이 출사표를 던져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이 지난 총선에서 탈북자들을 비례대표로 검토한 적은 있으나 내부공천이 이뤄진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최인영(42, 한나라당), 김인실(52, 자유선진당), 최해연(45, 자유선진당) 후보가 바로 그 주인공들. 이들 모두 추천순위 1번이다. 특히 탈북여성 후보 3인방 모두가 ‘탈북여성인권연대’ 출신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인천시 연수구의회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된 최인영 후보는 2005년 입국해 지난 5년간 이 지역에서 탈북자들을 위한 자원봉사센터에 직접 참여해 정착을 도왔던 인물이다. ‘탈북여성인권연대’와 ‘하나여성회’ 등 탈북자 NGO 단체에서 간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인실 후보는 서울시 강서구의회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다. 2004년 입국 후 탈북여성인권연대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면서 북한 여성들과 탈북여성들의 인권보장에 앞장서 왔다.


2006년에 입국해 서울시 송파구에서 살고 있는 최해연 후보도 송파구의회 비례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송씨 역시 탈북여성인권연대 팀장으로 사업하면서 북한 인권운동가로 이름을 알렸다.

김인실 후보는 “지자체 선거 후보 출마에 대해서는 생각도 못해봤다”고 말한다. 탈북자들도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 지역사회의 발전에 함께 해야 한다는 지인들의 설득에 마음을 곧추 세웠다고 한다.


김 후보는 “북한에서는 출신 성분이 좋지 않아 꿈도 꿀 수 없었던 일”이라며 “한국 사회에서 나름대로의 평가를 받았다는 생각에 후보로 추천된 것만으로도 마음이 뿌듯하다”고 수줍게 말했다.


최인영 후보도 “처음 후보를 제안받았을 때 ‘평백성’인 나같은 사람이 나설 자리가 아니다 싶었다”며 “탈북자들의 힘이 되고 목소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탈북자들이 보수층의 악세사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가장 걱정한다.


그는 “넓게 보면 탈북자들은 다문화 가정의 한 부류라고도 말할 수 있다”면서 “대한민국은 이제 다양한 지역의 출신자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는 만큼 출생지역을 놓고 선입견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실 이 세 후보가 ‘선거’에 대해서 기억하고 있는 것은 한국에서의 경험 뿐이다. 북한에도 남한과 같은 지방선거와 같은 도, 시, 군 인민위원회 대의원 선거가 있지만, 주민들은 입후보자가 누구인지, 정책과 공약이 무엇인지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


이미 노동당에서 지정한 사람들의 당선이 확정되어 있고, 주민들은 거수기 역할 밖에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에 가족이 있거나 부모가 노동자, 농민인 사람들은 후보 출마조차 꿈꾸지 못한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북한 선전 매체들의 선거 때마다 “99%투표, 100% 찬성”이라고 강조한다.


이들 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확실치 않다. 하지만 이들은 선거 운동 자체가 즐겁다고 한다. 내 생각, 내 의견을 남들 앞에서 당당하게 말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굴러 들어온 돌’ 쯤으로 인식됐던 탈북자들도 이제 좀 기지개를 펼 때가 됐다. 2만을 훌쩍 넘은 탈북자들은 미래 통일시대의 남과 북의 가교 역할을 준비해야 한다. 미래를 위해 땀흘리는 모습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이 세사람을 ‘미인(美人)’이라 불러도 좋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