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여성 브로커 채무…고된 삶 악순환

탈북여성들이 남한 입국과정에서 브로커에게 진 빚(입국비용)을 갚기 위해 성매매 유혹에 빠져든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24일 탈북여성을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한 모 스포츠마사지센터 업주를 입건하고 탈북여성들을 성매매 피해여성 지원단체에 인계했다.

장밋빛 꿈을 안고 사선을 넘어 남한행을 선택한 탈북여성들은 브로커의 채무 족쇄를 벗어나지 못한 채 고단한 삶의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을 이탈한 뒤 지난 1월 초께 제3국을 거쳐 남한에 입국한 A(26.여)씨.

A씨는 최근 춘천시 효자동 박모(46)씨가 운영하는 모 스포츠 마시지 센터에서 한 달여 동안 성매매를 하다 성매매 업소 단속에 나선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무일푼으로 북한을 이탈한 A씨는 제3국을 경유하는 남한 입국과정에서 브로커에게 500여만원의 탈북자금(입국비용)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이는 곧 A씨의 발목을 죄는 ’족쇄’나 다름없는 선불금 명목의 빚으로 둔갑했고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 빚을 갚기 위해 수차례 취업을 시도했던 A씨는 번번이 탈북자라는 점 때문에 거절당했고 끝내 성매매 업소로 발길을 돌렸다.

A씨는 “탈북 후 제3국을 거쳐 남한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브로커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브로커들에게 지원받은 항공료 등의 각종 경비는 남한 정착 후 즉시 갚아야 하는 빚”이라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이 빚은 (북에) 남은 사람들의 안위를 위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돈을 벌여 갚아야 하지만 정작 남한에서의 취업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A씨와 함께 일했던 B(36.여)씨도 2004년 탈북 후 중국 등지를 전전하다 지난 해 12월 남한에 입국, A씨 등 탈북여성을 성매매 업소에 소개한 장본인이지만 그녀도 피해자다.

중국 등지에서 배운 마시지 기술을 남한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브로커 등의 제안으로 우여곡절 끝에 남한에 입국했지만 성매매를 해야 한다는 것은 미처 알지 못했다.

B씨는 “중국에서 배운 마사지 기술을 활용해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간 것이 화근이 됐다”며 “일부 탈북여성들의 경우 남한 정착 직후 브로커에게 진 빚을 우선적으로 갚아야 해 어쩔 수 없이 막다른 길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된 성매매 업소에서 일해 온 탈북여성들은 대부분 입국 비용을 갚고 생계 유지에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업소에 몸담아 왔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이들이 올바르게 정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성매매 피해여성 지원단체에 인계했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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