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시인 장진성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출간


“북한의 참상을 시(詩)로 쓴다는 것 자체가 사치이지만, 나는 울분을 터뜨리고 통곡 해야만 했다.”

아직 가족이 북한에 남아 있어 가명을 사용하는 탈북시인 장진성(가명) 씨가 시집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조갑제닷컴)’의 머리글에서 ‘참상’을 시로 쏟아내는 과정이 사치스럽게 아팠음을 고백하고, 시를 써야 했던 이유를 ‘울분을 터뜨리고 통곡해야만 했음’을 고백했다.

시집은 배고픔과 싸우는 북한 주민들의 생존에 대한 갈망과 억압받는 자유에 대한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는 북한에 있을 때 작가가 직접 시장에서 목격한 비극적인 모습을 담아낸 것. 작년에는 이 시가 한 네티즌에 의해 UCC 동영상으로 만들어져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서 조회 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북한에서 시인은 ‘귀족작가’로 불릴 만큼 김정일의 각별한 신임을 받지만, 그것이 ‘노예의 행복’임을 알게 됐다는 장 씨는 “가장 가난한 나라에 가장 부유한 왕이 살고 있음”을 알게 돼 탈북을 결심했다.

탈북할 당시 신분이 노출될 수 있는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이 상식이지만, 그는 북한에서 메모했던 글들을 품고 두만강을 건넜다. 반드시 300만 아사(餓死)를 폭로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 시집에서 시인 정호승 씨는 “이 시들은 굶주림에 의해 생존의 기로에 서 있어 보지 않은 자는 쓸 수 없는 시”라며 “이것은 시집이 아니라 ‘통곡’과 ‘분노’, ‘고통’과 ‘절망’이자, 인간으로서 마지막으로 부여잡고 놓지 않은 ‘희망’”이라고 평했다.

이어 “300만 명이 굶어 죽은, 이 참상 앞에 굶주림을 경험해보지 못한 시인인 나는 그저 고개를 숙이고 옷깃을 여밀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자신이 쓴 시의 서정(抒情)이 이 시집 앞에서 너무 사치스럽고 부끄러웠음을 고백했다.

고통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보다 그 고통에 서정을 주입해 만들어낸 문학작품이 때로는 더 깊은 아픔으로 다가온다. 어쩌면 그것은 문학의 생산 과정에서 작가가 감내해야 했던 모든 감정이 고스란히 활자로 박혀 전이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장 씨는 독자들에게 시를 읽는 것을 넘어 지금도 현재형인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기회가 되길 부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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