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브로커, 진짜 ‘나쁜 사람들’인가?②

– 브로커와 북한인권NGO는 무슨 관계가 있나?

일부 북한인권NGO는 탈북자들을 한국에 많이 데려오는 것이 북한문제 해결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남한 내에 탈북자가 1만 명이 되면 김정일 정권은 무너진다”라고 주장하는 단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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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브로커, 진짜 ‘나쁜 사람들’인가? ①

그것의 옳고 그름에 대해서는 다음에 논하기로 하고, 아무튼 탈북자들을 한국으로 데려오는 일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단체들이 있다. 북한인권NGO에 “가족을 한국에 데려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탈북자들의 요청이 들어오기도 한다. 이럴 경우 북한인권NGO는 외면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일부 NGO가 국내 브로커에게 청탁을 하거나 현지 브로커와 직접 연결을 해 탈북자들을 한국으로 데려오는 경우가 있다.

북한인권NGO 가운데 그 과정에서 금전적 대가를 받는 단체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세상사에는 별의별 일이 다 있으니 그런 단체가 있을 수 있다. NGO로서 대가를 받는 것이 정당한지 정당하지 않은지, 정당하다고 해도 어느 정도가 적정선인지는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 현지 브로커의 역할을 NGO에서 직접 하면 되지 않나.

미얀마 국경지대에서 실종된 제프리박 목사의 경우 현지 브로커의 역할을 한 분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현지 브로커에게 과도하게 지불되는 비용이 줄긴 하지만 현지 사정에 밝지 않아 실패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현지 브로커에게 맡긴 경우보다 NGO가 직접 실행한 경우 실패율이 높았다.

탈북자 입국 과정에서의 ‘실패’란 사람의 목숨이 오가는 문제이다. 그래서 차라리 200~300만 원을 현지 브로커에게 지불하더라도 ‘안전한 쪽’을 택하자는 생각인 것 같다.

또한 북한인권NGO들이 해외에 그런 활동가들을 파견할 만큼 인적 규모가 크지도 않고, 어떠한 지원이나 대가도 받지 않은 채 순수하게 주머니 돈을 털어 그런 활동을 하기도 힘들 것이다. 어느 NGO의 경우 국내에서 펀드를 형성해 국내에 연고가 없는 탈북자들을 현지 브로커를 통해 일단 데려오고, 정착금에서 그 경비를 헌금이나 지원금의 명목으로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앞에서 “입국 비용이 1천만 원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고 했는데 왜 그런가?

브로커들이 입국대가를 수금하는 방식은 크게 선불과 후불이 있다. 일정액의 계약금을 받고, 한국에 입국한 후 정착금에서 잔금을 받아내는 방법도 있다. 선불은 주로 한국에 가족이 있는 탈북자의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한국에 가족이 없는 중국 내 탈북자의 경우 전액 후불로 할 수밖에 없다. 구두로 약속을 하거나 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한다.

이 ‘후불’의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중국에서 일단 어떻게든 위급한 상황을 탈출하고자 하는 탈북자들의 약점을 이용해 1천만 원 이상의 입국 대가를 요구하는 악덕 브로커들이 있다. 중국에 있는 탈북자는 세상물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정착금 3천 7백만 원 가운데 1천만 원 주는 게 무슨 대수냐’ 하고 각서를 쓰는 경우도 있다. 이는 상대의 약점이나 무지를 이용한 경우이므로 일종의 사기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단속을 해야 한다.

또한 모집책이 다단계로 형성되면서 입국 대가가 늘어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 A가 가족을 데려오려고 B에게 의뢰를 했다. B는 C에게, C는 D에게 하는 식으로 청탁을 거듭 하다가 최종적으로 브로커 H에게 연결이 된다. H는 G에게 300만 원을 받지만 G는 이윤을 남기기 위해 F에게 350만 원을, F는 E에게 400만 원을 요구하는 식으로 불어나 최종적으로 A는 500~800만 원을 지불하게 된다.

현지 브로커에게 경비를 지불하고 입국을 돕는 모 NGO의 경우 150만 원을 받는다고 한다. 이 NGO에게 150만 원씩을 주고 가족과 친척 수십 명을 데려온 탈북자가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모두 가족이나 친척이 아니었다. 다른 탈북자들로부터 300만 원 이상씩을 받고 NGO에 의뢰를 해왔던 것이다. 그 NGO는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고, 이 탈북자는 가만히 앉아서 이익을 챙겼던 것이다.

지난해 11월 베트남에 체류하던 탈북자 460여 명이 한국으로 온 적이 있다. 그 가운데 상당수가 입국 비용이 과도하다며 좀 삭감될 수 있도록 조치해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서명을 하여 통일부장관에게 제출한 사건이 있었다. 이들이 정착금에서 떼어 지불해야 할 입국 비용의 평균을 내보니 700만 원 정도였다고 한다. 현지에서는 왜 그렇게 되었는지 이해가 안 되겠지만 모집책이 다단계가 되면서 이렇게 늘어난 것이다.

– 입국 대가는 어느 정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나?

(웃음) 난감한 질문이다. 물론 대가를 전혀 받지 않는 것이 제일 좋다. 그러나 앞에서 보았듯 불가능하다. 브로커는 말 그대로 장사꾼들이다. 그들이 천사가 되어 주기를 바랄 수는 없다. 루트에 따라 약간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200~500만 원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브로커의 입장에 선다고 가정할 때 그렇다는 말이다.

최근에는 베트남에서 탈북자를 받지 않고 미얀마, 라오스 등도 탈북자에 대한 단속을 시작하면서 가격이 더 오르고 있다. 한국 정부와 중국 정부가 브로커들을 줄줄이 잡아들이고 있는 것도 가격을 올려놓고 있다. 암시장은 그것을 단속할수록 가격이 더 오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체포망을 피해간 브로커만 요새 횡재를 하고 있을 것이다.

– 그럼 한국 정부가 브로커 단속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인가?

아니다. 적정선 이상의 과도한 비용을 받는다든지, 폭력을 행사한다든지, 이미 대금을 받고도 추가로 더 뜯어내는 등 악덕 브로커들이 있다. 중국에 있는 탈북자 가족을 인질로 삼아, 돈을 주지 않으면 북한으로 넘겨버리겠다고 협박하는 대단히 악질적인 브로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분명히 단속을 해야 한다. 대개 폭력이나 갈취, 사기 등의 혐의로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고 본다.

문제는 ‘적정선’인데……, 어느 정도를 적정선으로 보고 그 이상을 과도함, 더 이상은 사기라고 봐야 할지 모호하다. 사실 서로 합의를 했으면 그것이 1천만 원이 되었든 2천만 원이 되었든 당사자들이 해결할 문제지 정부가 나설 문제가 아니다. 정착금을 브로커에게 줘서는 안 된다는 법도 없다.

탈북자 정착기관인 <하나원>에서는 ‘브로커와 입국을 대가로 계약한 내용은 무효이므로 입국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교육한다고 들었다. 과도한 입국 비용을 짊어지는 경우를 방지하고 탈북자들의 안정된 정착을 지원하는 기관으로서 할 수도 있는 교육 내용이지만, 충분히 타당한(?) 비용까지 싸잡아 내지 말라고 하니 오히려 화(禍)를 키우고 있다. 200~300만 원 정도를 지불하지 않겠다고, 계속 그러면 경찰에 신고해버리겠다고 하니 브로커로서는 어이가 없을 것이다. 브로커 입장에서 보면 배은망덕도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 아닌가. 폭력이나 협박을 두둔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정부의 ‘안 갚아도 돼’ 교육이 폭력이나 협박을 유발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 정부 내부에 일정한 가이드 라인을 설정했으면 한다. 여기서 말할 수는 없지만 각 루트마다 적정선이 있다. 그 적정선을 입국한 탈북자들에게 일러주고 이것을 넘어선 브로커가 있는 경우 정부가 개입하여 계도하거나 단속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브로커를 일망타진하겠다는 식이나 브로커에게 어떠한 비용도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식은 곤란하다. 그리고 비도덕적이다.

– ‘비도덕적’이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 이들에게 그냥 죽으라고 말할 텐가

어찌되었든 아직도 대한민국 헌법에 북한은 대한민국 영토이고, 북한 주민은 대한민국 국민이다. 대한민국 영토 밖에서 박해 받는 국민을 정부가 데려오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다. 그런데 현 정부는 그런 일을 하지 않거나 대단히 소홀히 하고 있다.

그런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 지금 일부 북한인권NGO들이고 브로커들이다. 브로커들이 이윤을 취하고 있지만, 앞서 말했듯 그것을 무작정 욕할 수는 없다. 헌데 그런 브로커들을 한국 정부는 단속하려 한다. 단단히 벼르고 있는 기세다. 탈북자 지원활동이나 북한인권개선 활동에는 지극히 소홀하다가 브로커 문제에는 눈을 부릅뜨고 덤벼드는 한국 정부의 모습에서 여러분은 느껴지는 무언가가 없는가? 그런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정말 양심도 없는 사람들이다.

– 정부의 브로커 단속으로 인해 악덕 브로커가 근절되고 있지 않나.

물론 그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현재는 악덕 브로커를 단속하는 데 집중되어 있지만 차차 브로커와 입국지원NGO 전반을 단속하려는 경향이 보인다. 이번에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 임영선 국장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은 과도하다. 물론 피해자들의 고소가 있었기 때문일 테고 모든 것은 법정에서 가려져야겠지만, 일부 언론매체들이 이번 기회에 브로커 전체를 사기꾼으로 색칠하고 심지어 북한인권NGO까지 매도하는 것은 비열하기 이루 말할 데 없다.

그들은 “국내 입국 탈북자들을 돕기 위해 브로커를 단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악덕 브로커에 대한 단속은 그런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브로커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국내 입국 탈북자들을 오히려 힘들게 하고 브로커들을 더욱 살려주고 있다.

시장가격이 내려가는 것은 공급자가 늘어나고 수요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져 가격경쟁이 치열해질 때 가능하다. 그런데 지금 정부의 브로커 대책은 공급자를 대폭 줄여 희귀성을 높임으로써 오히려 시장가격을 높이는 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가능성이 아니라 지금 현재 가격 인상이 진행 중이다.

물론 수요자가 줄어들면 공급자가 일정한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판매를 하려고 시장가격을 낮추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북한에 있는 가족을 데리고 오고자 하는 탈북자들의 욕구를 인위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가능할까. 절대 불가능하다.

결국 한국 정부의 브로커 단속은 입국한 탈북자들에게 “가족들을 데려올 생각일랑 말라”고 협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브로커를 막고, NGO를 막고, 대사관을 봉쇄하고, 정착금을 줄이고, 그럼 이제 탈북자들은 어떻게 해서 한국에 오란 말인가? 오지 말란 말인가, 바다를 헤엄쳐 오라는 말인가. 정말 비열하다는 생각밖엔 안 든다.

– 대안은 무엇인가.

앞서 말한 대로 탈북자들을 보호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의 헌법적 의무이자 도덕적 의무이기도 하다. 원칙적으로는 대한민국 정부가 앞장서 탈북자들을 한국으로 데려오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실정상 그렇지 못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암암리에 그러한 활동을 지원해서 폐단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던가, 그것도 불가능하다면 방해하는 일이라도 하지 말아야 한다. 악덕 브로커는 규제하되 그렇지 않은 브로커에 대해서는 오히려 관리하면서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 북한인권NGO들의 활동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지난 정부와 현 정부는 독불장군 식으로 밀어 부칠 생각만 하지 북한인권NGO들과 역할분담을 하거나 협력할 생각을 안 한다. 김정일과 음지에서 협상하고 결탁할 생각만 하지 말고 북한인권NGO와 음지에서(?) 협조하라. 지난 7년간 북한인권NGO에서 일하면서 한국 정부를 바라본 내 총평이자 바람이다.

DailyNK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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