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박사의 북한읽기] 반미 사상교양 성지 ‘신천박물관’도 폐기해야

북한 국가책임일꾼들과 성, 중앙기관 당, 행정 일꾼들이 신천박물관을 참관하고 있다(2015년). /사진=연합

4.27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그리고 비핵화와 북미관계까지 책임진 의미 있는, 가치를 이루어내야 한다. 또 이제는 더 이상 남북이 이념이나 체제의 차이로 갈등해서도 안 된다.

평화적 공존은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판문점 선언’이 선언을 위한 선언으로 그쳐선 안 되고 실제적 변화를 가져와야 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북미관계다.

북미 관계는 오랜 숙적의 관계로 얼룩져 있다. 1948년 9월에 북한 정권이 수립됐지만 미국은 인정하지 않았으며 현재도 마찬가지다. 그 때문에 북미 간 외교관계는 없다. 다만 뉴욕에 주UN 북한 대사가 체류하여 북한의 대외창구 역할을 하기는 한다. 또한 스웨덴 영사가 대미 북한 관련 업무를 맡는다. 그것은 스웨덴이 중립국이며 북한과 외교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남침으로 6.25 전쟁이 일어나고 미군은 북한과의 전쟁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여 휴전까지 이끌어 낸다. 정전 후 미·소 냉전이 끝날 때까지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푸에블로호 피랍사건’ 등으로 계속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지난역사를 돌이켜 보면 북미관계의 위기가 올 때마다 미국은 투 트랙(Two-Track)을 활용하여 선의를 보여 왔다는 점이 드러난다. 1994년 북핵 위기 때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김일성을 만나는 것도 대표적인 예이며, 2016년 쿠알라룸푸르에서의 비공식 회동도 그러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2007년 11월 4일에는 이런 사건도 있었다. 북한 상선이 소말리아 해적의 공격을 받자 근처에 있던 미국 해군이 출동하여 구출한 것이다. 치료 등의 목적으로 미 해군은 북한인의 승선을 허가했고 이례적으로 북한의 매체는 “미국이 우리 선원들에 도움을 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08년에는 뉴욕 필하모닉이 평양을 방문해 공연을 한 사실도 있다. 카터의 평양방문으로 북미관계에 새로운 국면이 조성되기도 했지만 김일성의 사망과 권력위기를 두려워한 김정일의 강경태도로 다시 적대관계로 회귀했다.

북한에 억류된 두 동양계 여기자를 구출하는 물밑 협상을 하러 빌 클린턴이 2009년에 전 대통령 신분으로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한편 카터는 2010년에도 갔는데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할 때라 만나지는 못 했다.

돌이켜 보면 북미관계개선에서 북한은 항상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그 때마다 모든 책임을 미국의 침략적 본성에 돌리고 주민들에게 강도 높은 반미 교육을 진행하였다.

미국과 정식으로 수교하는 게 북한의 입장에선 상당히 절실한 일이긴 하지만 관계 개선이라는 결실은 그렇게 만만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3대로 이어지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정권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반미 선전이 북한국민들과 사회에 깊이 뿌리박혀 있다는 점이다.

보도에 의하면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 시험장을 완전히 폐기한다고 한다. 한반도와 세계평화와 번영을 위하여 비핵화는 중요하며 그만큼 핵 시험장 폐기는 중요한 사안이며 국제사회의 보다 큰 환영을 받을 것이다.

묘한 점은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고 며칠 안 되어 한국전쟁 발발일(6·25)이 도래한다는 점이고, 북한도 이날을 기점으로 “반미투쟁월간”으로 명명되는 대대적인 반미 캠페인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반미투쟁을 중단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북한이 진정으로 북미관계개선을 원하고 평화를 바란다는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주려면 핵 폐기와 함께 역사의 쓰레기통에 버려야할 것이 있다. 바로 정권유지를 위하여 미국은 승냥이(Tibetan wolf) 라는 인식을 주민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계급교양과 그를 위해 설립된 신천박물관이다.

북한에서 신천은 반미교육의 메카라고 할 수 있다. 김일성과 김정일도 기회가 있으면 신천박물관을 찾아 미제는 인간의 탈을 쓴 승냥이로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철천지원수”라고 하였고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2014년 11월 반미 교육시설인 신천박물관을 방문해 미국을 직접 비난했다.

북한매체에 따르면 당시 김정은 위원장은“미제(미국) 침략자들이야말로 인간 살육을 도락으로 삼는 식인종이며 살인마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고 하면서 적에 대한 털끝만한 환상을 가진다면 혁명을 포기하게 되고 나중에는 혁명을 망쳐먹게 된다”고 말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북한 당국은 주민결속과 충성유도 교양을 위하여 미제 침략자 반대교양을 진행하면서 미군이 6·25 전쟁 기간 중 신천에서 대학살을 자행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미군이 6·25 전쟁 중 이곳에서 양민 3만 5000여 명을 학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 정확한 말은 아니다. 신천에서 양민학살사건이 일어났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미국과 관련이 없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 미국 국립문서보존소의 6.25전쟁 자료에 따르면 당시 미군은 1950년 10월 13일 황해도에서 좌우로 나뉜 현지주민들이 비참한 살육전을 벌였다고 상부에 보고하고 있다. 북한당국도 정권 유지를 위한 세뇌 차원에서 겉으로만 미군이 학살했다고 선전하고 있을 뿐 엘리트 계층에서는 진실을 알고 있으며 신천사건을 다룬 북한드라마도 현지주민들의 이념분쟁의 산물이었다는 점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북한 정권은 미국에 대해 끊임없는 증오를 유발시켜 오직 노동당과 수령에만 충성을 유도하기 위해 신천박물관을 만들어 놓고 반미교육을 하여 왔다. 핵시설 폐기도 중요하지만 북한 당국은 이념분쟁의 산물인 반미 사상교양의 성지 “신천박물관” 폐기를 통하여 보다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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