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박사의 북한읽기] 달라진 선서와 김정은 수령만들기 프로젝트

김정은 시대 달라진 북한 '선서'.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제공

1960년대 말 북한은 소위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원칙”을 내놓았다. 유일사상체계에 대해서는 수많은 논의가 있었으며 심지어 더 많은 설명이 제시되었다.

북한의 유일사상체계와 유일적 지도체제란 말은 1970년대 초부터 김정일이 사망한 2011년까지 북한을 지배했고, 이 때 특정형태의 정치적 구호와 표현들(주체사상, 김일성주의,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 또는 김일성주의화 등)이 범람하기도 했다.

즉, 북한 사회가 하나의 정치적 색깔로 일색화됐고, 여기에 동참하지 못하면 시대의 낙오자로 되어 어디서 날아오는 총알인지도 모르고 사라져야 하는 암혹의 시기였다.

김정일은 김일성의 후계자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노동당의 권력을 장악하고 국민의 의식을 통제하고 인간을 개조하려 하였다. 그 하나의 도구가 명절과 기념일마다 김일성과 김정일에 바치는 “선서”다.

북한의 모든 국민은 자기가 속한 조직이나 직장에서 명절과 각종 기념일이면 무조건 충성을 맹세하는 선서를 하여야 한다. 생산노동에는 간혹 빠져도 별 무리가 없지만 선서모임에 빠지면 바로 정치적 매장을 당할 수도 있다.

10개 조항으로 된 선서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위대성을 인지하고 그들의 사상으로 무장하며, 조직생활, 학습, 생산, 가정생활에 이르기까지 실천 활동에서 철저히 구현하여 대를 이어 영원히 김일성, 김정일 그리고 노동당의 위업을 위하여 목숨도 초개처럼 바치겠다는 내용이었다.

1970년대 만들어진 선서는 40년이 넘도록 그 내용이 변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어 왔다.

내용과 형식 달라진 선서…김정은 위원장 수령만들기 프로젝트 일환

최근 북한 소식에 의하면 지금까지 불변하였던 선서가 그 내용과 형식이 변했다고 한다.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새로 만들어진 선서는 기존의 10항목에서 5개 항목으로 줄어들었고, 이에 선서시간이 단축되었다.

특징을 더 살펴보자면,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고 선대의 뜻과 정신만 간략하게 서술되었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상과 영도를 무조건 받들어 충성하겠다는 내용으로 바뀌어 서술되어 있다.

새로운 선서의 등장은 위대한 수령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하여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구조를 더욱 확실하게 하고 주민들의 정치생활을 철저하게 통제하려는 수단의 강화로 평가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하여 첫 사업으로 노동당과 군 지도부에 대한 전폭적인 물갈이를 했다. 장성택을 포함한 노동당 지도부는 새로운 신진세력으로부터 갑자기 비판당하거나 해임되고, 때로는 그보다 더한 곤경을 치르기도 했다.

이러한 전폭적 물갈이는 너무나 복잡하고 특이한 현상으로 김정은이 젊은 세대를 이용하여 혁명적 정신을 회복하고 고위관료들 속에서 관료적 나태를 씻어내려는 시도로 이해되거나 아니면 김정은이 권력 구조에서 자신의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마키아벨리적 음모로 평가된다.

다음으로 핵무기와 미사일 발사를 위하여 농업과 공업으로부터 대규모 자원차출이 진행되고 국방에 대한 투자는 급증했고 핵무기 완성을 위해 모든 노력이 경주되면서 소비가 억제되었다. 무모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전쟁의 먹구름을 몰아오는 행위로 북한은 국제사회의 규탄을 받고 강력한 경제제제로 철저하게 고립된 신세가 되었다.

내부에선 변화보단 통제 강화 중…北 주민 행복은 어디에?

김정은 위원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평화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보냈고 4.27판문점 회담과, 6.12 북미정상회담을 통하여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었다.

최근 체제보장을 조건으로 비핵화를 주장하며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정상국가의 정상으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평화 행보와 북한사회 내부 상황 분석결과 북한은 확실하게 변화할 의지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외국여행과 때를 같이하여 시장에 대한 비판이 시작되고 경제적 의사결정에 대한 통제권이 발동되었다. 여기서 경제적 의사결정권에 대한 통제권은 북한의 공장기업소들에서 경영자율권에 대한 문제이다.

경제난에 의한 계획경제의 마비로 북한은 지방분권화를 추진하였는데 지방 예산제도, 독립채산제, 무역권 확대, 액상계획과제 등이 포함된다. 지방의 중소기업공장기업소들이 공장의 생존을 위하여 시장에서 돈이 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여 만들어 파는 것이 허용됐던 셈이다. 즉, 무엇을 만들어 팔든 (매는 어떤 수단과 방법으로든 꿩만 잡으면 된다는 식)국가가 정한 액상계획을 수행만 하면 되었다.

그러나 이번 2018년 5월에 진행된 비사회주의 검열에서 기업들의 경영상 자율권에 대하여 일부 논의가 되었다고 한다. 특히 제품선정에서 공장의 특성과 너무 다른 것(예를 들면 기계공장에서 만든 술, 식품 등)에 대하여 브레이크를 걸었다고 한다. 즉 비사회주의검열에서 이러한 현상들이 총화되었다. 북한의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상대적 의사결정 자율성에 대하여 그 범위가 축소되었다는 것이다.

이번 시장에 대한 비판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상점들과 봉사기관들의 오픈시간을 오후 2시부터 8시까지로 규정하여 상점들의 매출에 상당한 제약이 되었으며 정식 등록을 하지 못하고 영업을 하는 개인 식당, 판매소들에 대한 집중적인 단속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특히 돈이 많아 국가기관에 등록하고 대대적인 장사를 하는 큰 손들은 거위 다치지 못하고 일반상인들에 대하여 집중통제를 진행하여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 한다.

또한 대중들에게는 자신의 허리띠를 졸라매고 건설에 모든 것을 바치도록 강요되었다. 김정은 위원장이 자리를 비운시기 북한은 준 계엄령상태나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선서의 도입과 확산되는 주민통제현상은 김정은 위원장이 바라는 체제안전보장이 과연 전체 북한 주민의 ‘부귀영화’를 위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품게 한다. 북한은 미국과 국제사회가 보장해주는 체제보장이 명목상의 비핵화와 평화뿐 아니라 진정한 국민의 행복보장으로 이어져야 실제적 정상국가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김정은 시대 달라진 북한 ‘선서’.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