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박사의 북한읽기] 北 취약계층 파고드는 마약 중독의 그림자

북한의 노동당은 부족한 재정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1980년대 초부터 39호실과 재정경리부를 통해 아편을 재배·유통하고 있으며 이는 당 경제에서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북한에서 당경제는 아편, 금, 은, 산삼, 보석 등 돈이 되는 부문에 대하여 절대적 독점권을 가지고 있으며 내각경제는 여기에 절대로 관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북한 지역에서 재배, 생산, 유통되는 마약은 아편(양귀비, 북한에서는 백도라지라고 함)에서 추출한 마약인 모르핀, 코데인, 아편 생진과 에페드린(ephedrine, 교감신경흥분제, 도핑, 알칼로이드, 기침약)을 주원료로 하는 일명 ‘빙두, 아이스, 얼음’으로 불리는 각성제이다.

  1. 아편계 마약의 재배 및 생산 유통

양귀비(백도라지)는 일반적인 온대 기후에서 자생할 정도로 생육능력이 높아 주로 북한 내륙에서 거의 전량이 재배·생산된다. 가장 대표적인 재배 지역은 한반도 북부산악지인 함경남북도, 양강도, 자강도 지역이다. 북부의 고원지역은 북한에서도 가장 넓은 산악지역으로 북한 전체 면적의1/4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인구의 1/4이 거주하고 있다.

북부의 개마고원은 광대한 지역에 걸쳐 꽤 평평하게 펼쳐져 있으며 대부분 작은 촌락들이 자리잡고 있다. 일부 지역은 옥수수와 같은 작물을 경작하지만 주요곡물은 감자와 밀이며 수확고가 낮아 상당히 낙후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대 초부터 북한의 노동당이 일명 ‘백도라지 사업’을 정책화하면서 북부 산간지역이 아편재배 지역으로 지정됐다. 대부분의 산간 농장이 ‘백도라지 농장’으로 바뀌어 아편전문 재배지로 변모했다.

재배중인 아편(양귀비) 봉우리에 상처를 내면 하얀 유액이 나오는데, 이것을 가공한 것이 아편 생진이다. 농장에서는 아편생진까지 생산한다. 아편은 강한 마취, 진통, 진정, 최면, 해열 작용이 있어 고대 시기부터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습관성이 강하고 구토·발한·발열·설사 등의 금단증상을 보인다.

북한에서 생산되는 아편제품은 생진, 의약용 일반약품, 극약제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북한의 백도라지 농장들에서는 생진을 주로 생산하는데 해마다 많은 인력을 동원해 덜 익은 양귀비 열매에 낸 상처에서 유출되는 유액을 채집한다. 이를 건조시켜 덩어리로 만든 다음 노동당 관계기관을 통해 제약공장과 당 39호실로 보낸다.

북한의 제약공장(함북의 나남제약공장, 함남의 흥남제약공장 등이 대표적임)들에서는 1980년대부터 아편가공설비를 설치하고 이것을 가루로 가공해 모르핀 함유량을 10%로 조절한 ‘아편말’을 만들어냈다. 이 ‘아편말’은 의약용으로 병원과 군대 등에 유통되어 지사제 또는 진통제로 공개적으로 사용됐다.

자료출처: 북한이탈주민 인터뷰 및 저자의 경험에 기초하여 작성

위의 표는 아편 재배와 이를 원료로 하는 헤로인과 모르핀의 생산·유통이 북한 노동당의 철저한 보호 아래 국영제약공장들에서 공개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북한은 개인의 마약 생산과 유통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 방침을 유지해 오고 있다. 1982년 이후 마약사범의 경우 단순 소지 및 흡입은 단기 징역과 벌금이 부과되거나 강제노역에 처해지지만 그 외의 경우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며, 최고 사형에 처하는 처벌을 하고 있다.

이렇게 처벌 강도가 높기는 하지만 북한지역에서 아편 중독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며, 소규모 재배업자나 유통업자도 다수 존재한다. 2000년대 이후 북한에서 마약 범죄자들이 공개처형 되는 사례가 종종 있었는데 이는 북한에서 마약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사실 현재까지도 전국의 제약공장들에서 생산되는 모르핀, 헤로인 등은 현재까지 당국의 묵인 아래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내외에 유통되고 있으며, 국내병원과 시중에도 공급되어 의료용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는 달러나 위안화, 엔, 유로와 함께 대체 통용 화폐로 사용되기도 한다.

최근 진행된 비사회주의 검열총화에서도 혜산과 보천지역에서 양귀비씨를 대량 거래하다가 적발되는 사건이 있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지역 주민의 대부분은 비상약품으로 1~10g의 아편 생진을 보유하고 있다. 이정도의 아편 생진은 보관하고 있어도 법적처벌이 안 되기 때문이다.

북한 지역에서 공개적으로 유통되는 의약품 중에서도 상당수가 아편계 약물을 사용한다. 북한의 약학사전이나 교육용 약리학 책을 뒤져보면 아편계-오피움계(opioid) 약물 챕터가 따로 있을 정도다. 당연히 부작용은 다른 아편과 비슷하다. 북한의 공식 제약공장에서는 아편 추출물 중 하나인 코데인으로 코데인감기약을 만들어 치료약으로 쓰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마취제나 진통제 양을 잘못 처방해서 약을 처방받은 환자가 마약중독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이 아편계 진통제(모르핀 등)는 북한 주민들이 흔히 사용하는 (극)약품의 하나다.

북한에선 아파도 진통제만 처방받아서 버티는 사람이 많은데, 여기에 아편이 들어있는 진통제의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는 북한 보건계의 관행이 얽혀들면서 아편성분이 든 진통제가 대량으로 공식 처방되고 있고, 이로 인해 마약 중독자가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통계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마약 관련 사망자도 상당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현재 북한에서 유통되는 가격은 아편 진 1g은 중국 돈 25원, 북한 돈 3425원(0.4$)이며, 0.5% 모르핀 주사약 1대(2㎖)는 중국 돈 10원, 북한 돈 13,000원(1.6$)이라고 한다.

2 북한 빙두(얼음, 아이스)의 생산과 유통

빙두는 헤로인보다도 중독성이 훨씬 강한 신종 각성제로, 최근 북한 전 지역에서 급속히 퍼져나가며 악명을 떨치고 있다. 초기에 빙두는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수입되는 염산에페드린을 이용해 평양시 상원군에 있는 군수용 제약공장에서 비밀리에 생산이 되어 최고위층에서 은밀하게 사용되었다.

이것이 점차 일반사회에 알려지면서 수요자가 급증했고 “큰돈을 벌려면 빙두를 만들거나 유통해야 한다”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널리 알려져 다량 생산되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현재 북한지역에서 빙두는 중간 층 이상의 거의 모든 관료들과 대학생들, 상당수 주민들 속에서 은밀한 애용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자료출처: 북한이탈주민 인터뷰 및 저자의 경험에 기초하여 작성

빙두의 주요 생산지는 평양 상원군의 제약공장과 과학원이 있는 평양시 은정구역, 북한의 화학공업기지인 함경남도 함흥 등이다. 빙두는 국경지역을 거쳐 중국에 밀수출되기는 하지만 생산량에 비해 밀수량은 극히 일부분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 소비지는 국내이다.

유통되는 빙두의 가격은 순도와 냄새, 맛에 따라 1등급과 2등급, 급 이하로 나누이며 1등급의 경우 1g에 북한 돈 약 5만원( 약 6.3달러)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2등급의 가격은 1g에 중국 돈 140원, 북한 돈 19,800원(약 2.5$)이라고 한다.

북한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마약(아편과 아이스)의 사용과 유통은 정치적 통제로 인한 스트레스와 빈곤한 삶에 그 원인이 있다. 특히 최근의 경제난으로 자원분배의 불평등 속에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실업자와 불안정 노동자들은 경제적 기반이 불안정해지는 순간, 역설적이게도 더 비싼 암시장에서의 진료와 약품구입에 노출되게 된다.

무상치료제가 있다고 하지만 경제난으로 운영이 제대로 되지 못해 비싼 암시장에서 진료비를 꼬박꼬박 내면서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의약품을 구하는 것이다. 약값과 진료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그대로 치료를 포기허거나 아편과 모르핀, 빙두와 같은 마약에 의지한다. 마약과 범죄에 노출된 주민들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또 하나의 심각한 인권유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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