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3만 시대…민관협력으로 탈북민 着韓 이뤄내야

추운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이런 매서운 날씨 속에서도 목숨을 걸고 북한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탈북민이라고 부르죠. 이번 집중분석에서는 북한을 넘어 한국으로 들어온 ‘탈북민 3만명 시대’를 맞아 그동안의 추이와 함께 보완해야 할 제도적 문제점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자리에 남광규 매봉통일연구소 소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느덧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3만 명 시대를 맞았습니다. 탈북민 3만 명은 많은 숫자인데요. 탈북민 유입 현황과 추세는 어떻게 되나요?

지난달 11일에 3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3만 명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숫자인데 결국 넘어섰습니다. 그동안 통일부가 탈북민들의 입국현황을 집계한 자료를 보면 2009년 2914명, 2010년 2400명, 2011년 2700명, 2012년 1500명으로 이렇게 매년 조금씩 수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다가, 2015년에는 1300명 정도가 국내에 입국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탈북민 추이를 보게 되면 2009년에 3000여 명으로서 제일 많았다가 그 이후 줄어들었습니다. 다만 올해 다시 숫자가 늘어나 작년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탈북민이 올해 3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하루 평균 3.8명이 국내에 입국하고 있다고 할수 있습니다. 한편 탈북민 성비는 여성이 70%로서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북한 거주 지역은 함경도, 양강도 출신이 85%로, 제일 많습니다. 연령대도 낮아져서 20-30대가 전체의 58%를 차지했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의 학력을 보면 고졸 이하가 80퍼센트 정도를 차지합니다. 또한 주목할 부분이 대졸 이상 학력자 수가 2011년 6%, 2015년에는 7.3%로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점입니다.

-올해 들어 탈북민 숫자가 20% 늘어난 것은 그 수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탈북 과정은 목숨을 담보로 할 정도로 정말 위험하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북한 주민들이 탈북을 마음먹게 되는 이유가 뭔까요?

통일부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가 수료생을 대상으로 탈북동기를 조사한 자료가 있는데요. 배고픔 혹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탈북했다는 응답이 2001년 이전에는 66% 정도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2005년까지 약 57%를 유지해오다가 2014~2016년 기간에는 12.1%로 과거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신에 ▲자유 ▲남한 사회에 대한 동경 ▲북한 체제에 대한 불만 ▲먼저 탈북해서 남한에 정착하고 있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 탈북하게 됐다는 비율은 2001년 이전에는 33%를 보였다가 2014년부터 올해까지 88%로 급격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경제적 이유가 주된 요인이었으나 이제는 탈북동기가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한국에 대한 정보를 많이 접하다 보니 한국 사회에 대한 동경도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북한 체제에 대한 불만도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올해 들어 두드러진 점은 엘리트층과 중산층의 탈북이 2배 이상 늘어났다는 부분입니다. 이와 관련, 북한에 있을 때 생활수준이 중산층 이상이었다고 답변한 비율이 2001년 24% 정도였는데, 2014년 이후엔 70% 가까이로 변화했습니다. 이를 봤을 때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산층 이상의 탈북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젊은 층의 탈북이 많이 늘었습니다. 20-30대 탈북자 수가 60% 가까이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북한에서 젊은 층이 외부 정보 취득에 민감하고, 한류를 접할 기회도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들을 속칭 ‘장마당 세대’로 부르는데 시장 활동을 통해 자본주의에 대한 경험이 많다 보니 탈북하는 경우도 많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탈북 후 중국에서 생활하다가 뒤늦게 한국으로 온 젊은 층이 많습니다. 여기에 더해 엘리트층 같은 경우에는 외교관이나 외화벌이꾼들이 과거에 비해 탈북을 많이 했습니다.

-탈북민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 보통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나요?

보통 탈북 발생 시기를 1990년대 중후반으로 봅니다. 이때 극심한 식량난 때문에 어려움을 겪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입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경제난·식량난 때문에 우선 중국으로 넘어가서 일자리를 구하거나 중국에 사는 친척의 경제적 도움을 받으려고 중국에 가게 됩니다. 그리고 중국 현지에서 한국관련 소식을 접하거나 중국 내에서 한국인을 만나 관심을 갖게 돼 한국으로 입국하게 됩니다. 그런데 중국 체류는 불법 입국이기 때문에 신분이 불안정하고 중국 공안(公安)에게 발각될 위험이 있습니다. 이 위험을 피하고자 동남아를 통하거나, 제3국을 거치거나, 몽골을 거쳐 한국으로 오는 탈출경로를 갖게 됩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탈북을 감행하고 계신데요. 북한이 이런 상황을 가만히 보고만 있진 않을 거 같은데요, 현재 북한은 탈북을 막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나요?

탈북민 숫자를 봤을 때 2009년이 정점이었는데 그 이후로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감소 시점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 시기와 맞물립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탈북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다고 일단 볼 수 있습니다. 2012년은 김정은이 공식적으로 지도자로서 활동한 시기인데요. 이때부터 탈북민 수가 상당히 많이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북중 접경지대에 CCTV와 철조망을 보강하게 됩니다. 심지어 웅덩이 같은 일종의 함정도 설치했습니다. 탈북을 방조하는 국경경비대 소속 군인에 대한 처벌도 강화됐습니다. 또 탈북하다 걸리게 되면 그 전까지는 교화형 정도의 가벼운 처벌을 했지만 이제는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기도 하는 등 상대적으로 탈북 시도에 대한 처벌이 강해졌습니다. 이렇게 강화된 처벌 때문에 탈북민들의 운신의 폭이 좁아졌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국경감시 군인의 보초 반경이 좁아졌습니다. 예를 들어 초소 군인 1명의 보초 반경을 8미터 간격으로 좁게해 탈북 감시를 강화한 겁니다. 결국 탈북을 막으라는 김정은의 지시에서 비롯된 조치들이 탈북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탈북민들을 고스란히 받아내야 하는 곳이 한국입니다. 한국 정부가 늘어나는 탈북민 상황에 대해 적절한 준비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 어떤 지원을 하고 있나요?

탈북민들이 국내에 들어오면 신원조사를 받게 됩니다. 북한에서 어떤 생활을 했으며 탈북 동기와 루트에 대해 질문 받게 됩니다. 이러한 조사를 통해 이 사람이 한국에 정말로 정착을 원하는 탈북민임이 밝혀지면 하나원에 들어가서 3개월 정도 한국사회 적응교육을 받게 됩니다. 이후 한국사회에 초기 정착할 수 있는 정부지원이 이뤄집니다. 초기 정착금으로서 임대아파트에 대한 지원 그리고 초기 생활비 지원 등이 이뤄집니다. 약 2000만 원 정도 기본 지원금이 주어집니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지원이 있습니다. 취업준비 관련 지원, 출산 지원, 지방거주 탈북민에 대한 인센티브도 있습니다.
 
사실 정부의 탈북민 대상 지원체계는 잘 정비돼 있습니다. 물론 탈북민 수가 늘어나다 보니 먼저 오신 분들에 비해 지금 오신 분들에 대한 직접적 지원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또 한국 경제가 어려워지다 보니 기존의 한국 국민 중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역차별 받는 거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기도 하지만 제도적으로는 지원체계가 완비됐습니다. 과거 서독이 동독 주민을 받아들였던 상황 보다는 한국의 제도가 더 완비되어 있습니다. 오히려 제도적 허점 또는 중복지원 때문에 탈북민에 대한 지원이 실제로는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는 있습니다. 또한 탈북민들이 생활하면서 갑자기 어려운 일을 겪는 상황들도 있습니다. 출산 지원, 긴급한 의료 지원, 장례 지원에 대해 탈북민들이 정부에게 지원을 요청하는데 이는 정부가 개선해나갈 점입니다.

-다양한 지원책들이 마련되어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한국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지 더 상세하게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한국 정부는 1997년에 북한이탈주민 정착 및 보호에 관한 지원법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초기정착금을 지원하고 또 취업관련해선 취업지원장려금이란 제도도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탈북민들의 개인적인 취업노력에 따라 2천만 원 정도의 취업지원장려금이 나옵니다. 이와 관련 탈북민을 채용한 기업에 대해서도 고용지원금 50%를 정부가 지원합니다. 또한 지방거주자 탈북민에겐 지방거주장려금도 지원합니다. 결국 초기정착금 2천만 원 이외에도 제도적 지원이 많아서 탈북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한국사회 정착과정에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 탈북지원금도 탈북 과정에서 쓴 비용을 갚는 데 쓰인다는 점에서 결국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보통 탈북을 감행할 때 브로커를 통해 이뤄지는데, 이 탈북정착금을 담보로 브로커에게 탈북을 제안한다고 합니다. 브로커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브로커에 대해 이미지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브로커의 도움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합니다. 그래서 경비도 불가피하게 들어갑니다. 탈북민 수가 늘어나다 보니 이에 대해 제도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사기도 많았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니 브로커 비용(소개비)에 체계가 생기긴 했습니다. 탈북민이 한국에 정착한 후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낼 때도 브로커를 통하기도 합니다. 결국 이런 부분들이 탈북민 세계에서 나름 체계가 잡혀가다 보니 피해를 크게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봅니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브로커를 공개시켜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적으로 운영에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한국 사회가 다양한 면에서 정책을 준비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있는 게 현실입니다. 새롭게 필요한 정책은 무엇일까요?

탈북민 가운데 여성이 많고, 최근에는 젊은 층, 특히 청소년도 많습니다. 이들 대상으로 지원정책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전까진 ‘지원’ 정책이었지만 이제는 ‘자립’ 역량을 높이는 즉 한국 사회에서 본인이 스스로 생활을 개척해 나갈 수 있게끔 지원 제도의 포커스를 맞춰야합니다.

더 나아가 자립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통합력을 높이는 쪽으로 나가야 합니다. 특히 통일부가 올해 내놓은 탈북민 대책을 보면, 사회통합형 정착지원정책을 펴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아무래도 탈북민이 우리 사회에서 생활하면서 여러 가지 정서적·문화적 이질감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사회가 탈북민을 보는 거리감 섞인 시선을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한편 탈북민 개인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새로운 체제에 적응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수반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탈북민 수도 3만 명이 넘었기 때문에 이젠 무조건적인 지원정책에 한계가 있습니다. 사실 정부 지원정책으로만은 한계가 있고 사회 여러 분야에서도 통합적으로 노력을 해야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탈북민 3만 시대입니다. 북한과 남한 그리고 통일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탈북민 3만시대의 의미는 뭐라고 보십니까?

흔히 우리가 탈북민 3만 시대를 일컬어 ‘미리 온 통일’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과연 이 분들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향후 통일 시 남북한 주민들이 얼마나 서로 잘 융합할지에 대한 ‘바로미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탈북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준비가 통일을 대비한다는 관점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에게도 통일에 대한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또 탈북민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탈북민을 통해 북한에 남은 가족에게 우리 사회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탈북민-정부-사회유관단체-NGO단체가 협력체계를 갖춘다면 우리가 통일을 준비하는 데에 혹은 통일비용을 줄이는 데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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