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정착 ‘요원’ 南주민 시선 ‘싸늘’

북한을 이탈한 뒤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새터민)들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남한 주민들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찰청이 새터민 신변보호담당관으로 위촉한 김태석씨(법학박사)는 1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영통포럼(회장 김무원 천태종 사회부장)이 연 ’탈북자 1만명시대 국민토론회’ 발제를 통해 2000∼2006년 자신의 새터민 관리경험과 지난해 11∼12월 6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이같이 분석했다.

김 박사는 조사 대상 새터민들 중 46%는 무직이었고 직장을 가진 47%(나머지 진학 등)도 대부분이 아르바이트직이나 단순 노무자들이었으며 월수입은 전체의 43%가 50만원 이하, 27%가 50만∼100만원, 30%가 100만원 이상 등으로 파악했다.

이는 전체 탈북자(2006년10월 기준)가 북한에서 39%가 노동자, 50%는 무직 등 직업 분포를 보였던 것과 큰 차이가 없어 남한에서의 새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김 박사는 “북한에서 전체의 15% 가량만 전문대졸 이상인 탈북자들에게 3개월간의 하나원 교육을 마친 뒤 마땅한 직업교육도 없이 한국사회에 적응하라고 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며 “새터민 현실에 맞는 지원제도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해말 현재 이들이 받은 285건의 형사처벌 가운데 39%는 폭력, 34%는 교통사범, 15%는 관세.외국환관리사범 등 기타범죄 등으로 집계됐다.

폭력의 경우 남한 전체 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중(2005년 기준)인 15%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이다.

그는 “이런 결과는 새터민들이 한국사회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폭력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2000∼2006년 ’사업차’나 ’친지방문’ 등을 이유로 337명이 1천575차례나 중국 등을 다녀온 것으로 파악돼 눈길을 끌었다.

새터민들이 이같이 남한 사회에 정착하지 못한 채 걷돌고 있는 가운데 남한 주민들의 시선은 날로 싸늘해져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박사는 “새터민이 집단 거주하고 있는 지역 일부 주민들은 ’정부가 새터민에게 15, 20평 임대주택을 제공하고 있으나 특별한 직업도 없이 열심히 일하지도 않으면서 더 윤택하게 생활한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국가유공자나 유가족들은 새터민이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아울러 “이런 지적은 새터민을 비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실상을 제대로 알려 현실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새터민 특별지원에 대한 당위성 확보 ▲인도주의.기회균등 등 정책집행 원칙 수립 ▲종합적인 지원체계(원스톱서비스) 구축 ▲정착지원금 상향 조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도 “새터민들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 죄책감, 중국 체류중 불안감 등 ’복합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새터민 정착문제 해결은 단순히 일자리 제공만으로는 부족하고 종합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이어 “새터민 1만명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개념의 정착지원 복지제도로서 사회적 기업모델을 적용한 ’전원형 자급자족 새터민 정착촌’(가칭)의 건설.운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정착촌은 전국 곳곳의 전원지역에 종교단체 등이 정부와 기업의 일부 도움을 받고 일부는 자급하는 형태로 주거, 의료, 생산, 교육, 유통 등 시설을 갖추고 일정기간 새터민들이 ’정착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종합 복지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이 모델은 각종 사회적응 교육, 직업교육과 더불어 새터민에 적합한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새 모델이 생명력과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새터민을 비롯해 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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