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정치범 가족의 기대…”정상회담 맞춰 약혼식 올려”

북한에서 적대 계층으로 늘 국가보위성(우리의 국가정보원)의 제재와 감시를 당해왔던 주민들이 특히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서 활기를 띠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각각 관리소(정치범 수용소)와 탈북민 가족을 둔 신랑, 신부가 북남수뇌(남북정상)회담에 일부러 맞춰서 오늘 약혼식을 올렸다”면서 “이는 회담이 잘 되어서 한반도에 찾아올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신랑 측 모친은 약혼식 때 남북회담을 거론하면서 “동생이 관리소로 잡혀간 지 18년이나 됐고 나이가 60살이나 됐기 때문에 죽었겠지만, 같이 끌려간 조카들이라도 잘 견디어냈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고 한다.

소식통은 “그 여인은 관리소에 끌려간 동생네 가족 때문에 가슴에 못이 박혀 평시에 말없이 지냈었다”면서 “북남회담에 대한 기대로 혹시 통일이 된다면 동생네 가족이 풀려나올 수도 있다는 희망으로 용기를 내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또한 다른 소식통은 비교적 탈북민이 많은 국경 지역에서 남북회담을 앞두고 교류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고 전해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대량아사시기(고난의 행군) 이후 잇따른 탈북으로 통째로 비어버렸던 무산군의 한 동네의 소식을 전하면서 “대다수가 탈북해 새로 들어와 사는 주민 속에서 ‘통일이 되면 돌아온 사람이 자기 집이라고 내놓으라고 하면 어떡하나’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는 아니라는 반응”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남조선(한국)이라는 말은 못하고 ‘중국에서 잘 살고 있겠는데, 그들이 몇 푼밖에 안 되는 이 (북한의) 허름한 집이 눈에 차겠는가’고 이야기 하곤 한다”고 했다.

주민들이 한반도 통일이 되면 본인들의 주거지를 잃을지 모른다고 우려하면서도 탈북민들을 부러워하고 있다는 점이 읽혀진다.

소식통은 “대체로 큰 소리 없이 조용하지만 북남회담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면서 “먼저 기대하기 보다는 많은 일이 이루어진 다음에 다 같이 기뻐하자”는 한 주민의 말에 주변에서 같이 흥겨워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적대계층 : 북한 당국이 규정한 토대(출신 성분)이 가장 나쁜 계층으로, 여기에는 탈북민 이나 반당‧반혁명 종파분자, 정치범 가족 등이 속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 당국은 이들을 제재‧감시‧포섭 대상으로 분류하고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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