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동거인 “이혼특례 법률개정 환영”

A씨(39.여)는 28일 탈북자의 이혼특례 조항을 신설한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일부 개정 법률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 동안 이혼 문제로 겼었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A씨는 북한에서 결혼해 생활하다 2003년 자녀들을 데리고 탈북, 지난해 입국했지만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북한에 있는 남편과 이혼이 인정되지 않았던 것.

A씨는 같은 탈북자인 B씨(48)와 함께 중국을 거쳐 입국하면서 결혼을 약속했지만 국내 법원을 통해 북한에 있는 배우자와 이혼이 안 된 상태였다.

A씨는 “법무부나 통일부에 사정을 얘기했으나 어쩔 수 없다는 대답만 들었다”며 “우리보다 먼저 입국한 사람들도 이혼이 안 된다고 해서 소송은 엄두도 못 냈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도 어려웠지만 지금 남편과 동거인으로 돼 있어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이 문제로 부부 사이에 불화가 있었고 아이들도 이런 애매한 상황 때문에 어려워 했습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당연히 남한 사회 적응에 도움이 되겠지요.”

그는 무엇보다 “법적으로 인정받는 가정을 이뤄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었다”며 내년 개정법률에 따라 북한에 있는 배우자와 이혼청구 소송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에는 A씨와 같이 이혼과 재혼 문제로 고민하는 탈북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가정법원에 접수된 이혼청구 소송은 200여 건이지만 이 가운데 이혼이 처리된 경우는 단 1건.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소장은 “탈북자들이 국내에서 새로운 가정을 이루지 못해 사회 부적응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개정 법률안 통과를 환영했다.

곽 소장은 “특히 호적 정리가 안 되고 교육이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자들에게 희소식”이라며 “이를 계기로 계류중인 소송이 가급적 빨리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박윤숙 서울여대 초빙교수는 “대부분의 탈북자가 상당 기간 북녘 배우자와 떨어져 있었고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들이 새로운 배우자를 만나 국내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이혼.재혼 문제가) 법적으로 정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북한에 있던 배우자가 남한에 들어올 경우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재기관이나 상담가를 둬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정 법률에 대한 시행세칙이 마련되고 제도 보완이 필요하겠지만 법이 시행되는 내년부터 탈북자의 이혼소송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서울가정법원의 시진국 판사는 “개정 법률은 탈북자 이혼 재판의 근거가 된다”며 “탈북자 이혼소송은 심리를 통해 사안별로 결정되겠지만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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