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대학생 ‘후견인’ 김익진이사장

“지금은 탈북대학생들가운데 학업성적 순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날로 늘어나는 탈북 대학생 전원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게 유감스럽죠.”

탈북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 김익진 천일장학회 이사장은 북녘에 고향을 둔 실향민이다.

1947년 나이 6살 때 부모를 따라 고향인 함남 단천을 떠나 남한으로 내려왔다.

토목건축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천일기술단 회장인 그는 사업에 성공해 돈도 모았지만 금강산에 가 본 것이 고작이고 아직 고향에 가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돈을 모으다 보니 좋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탈북자 정착지원 사업을 체계적,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법인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며 “1998년 9월 법인설립 인가를 받아 천일장학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탈북 학생들의 면학을 장려하는 것이 이들의 영구정착에 기여하는 가장 긴요한 지원사업이라고 판단했다”는 것.

현재 국내에서 대학에 재학 중인 탈북자는 500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북쪽의 교과 과정이 남쪽과 너무 달라 학업을 중도 포기하거나 휴학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김 이사장은 평소 직원들과 친지들에게 “체제와 문화가 다른 남한 사회에서 친척 한명없이 힘들게 공부하는 탈북 학생들을 실향민들이 우선 나서서 도와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며 탈북 대학생들에게 애정을 쏟고 있다.

장학재단을 설립하기 전인 1994년부터 탈북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왔지만 재단 설립 이듬해인 1999년부터 본격적인 장학사업에 나섰다.

올해로 장학금 지급 10주년을 맞은 천일장학회가 그동안 조용하게 장학금을 지원한 탈북 대학생의 수만도 2천명에 육박한다. 외부의 후원없이 순전히 김 이사장의 사재를 턴 것이다.

그는 “1999년엔 자금이 부족해 1억원가량으로 100명을 약간 웃도는 탈북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며 “올해까지 총 16억원가량의 장학금을 총 1천700여명에게 지원했다”고 밝혔다.

함북 청진의대 고려학부(한의학) 4학년 재학중 탈북한 뒤 1995년 경희대 한의학과에 편입해 공부를 계속, 2001년 제56회 한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해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탈북자 출신 제1호 한의사 박수현씨도 그가 지원한 장학생중 한명이다.

김 이사장은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느냐는 질문에 “모두 자식처럼 여기는 사람들이다. 주위에 엄청나게 많은데 누굴 꼽거나 그럴 수는 없죠”라며 겸연쩍어 했다.

김 이사장은 장학재단 설립 이후 2006년까지는 갓 입국한 탈북 대학생들부터 수혜 대상자로 선정했으나 지난해부터는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우선순위를 주는 등 맹목적인 온정만 베풀지는 않는다.

장학금 신청 대학생들의 성적증명서를 제출받아 기준에 미달하는 학생들은 과감하게 탈락시킨다.

이 때문에 일부 탈북 대학생들은 “어느 학교를 다니느냐를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그 대학의 성적순으로 장학금 지급 대상을 선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불만도 털어놓지만 김 이사장은 “어디서든 열심히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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