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대학생 “北청소년도 이성교제 가능?” 질문에…








▲14일 서서울생활과학고에서 ‘제5회 남북청소년이 함께하는 통일이야기’를 진행됐다. /조종익 기자


“북한 주민들이 한국의 소만큼만 먹었어도 굶어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서서울생활과학고 강당에 모인 이 학교 2학년생 4백여명은 북한의 현실을 담담히 전하는 탈북 대학생인 이정혁(서강대) 씨의 증언에 무거운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북한 성인남자 평균 키가 156㎝인데요, 남한 평균키하고 15㎝ 넘게 차이 나는데, 이러다가 ‘다른 종족’이 되게 생겼어요”라는 얘기에는 이내 웃음보를 터뜨린다.


14일 오전 (사)북한전략센터가 주최로 열린 ‘남북청소년이 함께하는 통일이야기’ 현장에는 북한의 현실을 접하는 때묻지 않은 청소년들의 순수함이 그대로 전해졌다.


북한 주민들의 주요 이동 수단인 서비차(서비스차)와 기차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 씨는 “북한 기차의 지붕에는 전기가 흐르지만 주민들에게 더 인기가 있다. 객차에서는 사람들이 많아 서 있어야 하지만 지붕에서는 앉을 수도 있고 맑은 공기도 마실 수 있다”는 설명으로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다.


그는 북한체제가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 교육으로 세뇌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김일성, 김정일을 아버지보다 우러러 보고 김일성 가계에 대해서는 글자 하나 안 틀리고 외워야 한다”고 말했다. 


30분 가량의 강연이 끝난 후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학생들은 ‘북한 남녀 청소년들은 교제가 가능한지’, ‘북한 학생들도 과외를 받는지’ ‘대학에 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등 북한의 또래 청소년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를 궁금해했다.


탈북 대학생인 박일환(고려대) 씨는 “북한 학생들도 사춘기를 다 겪는다. 인간이 창조된 이래 이성교제가 없는 집단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대학을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성을 높이기 위해 운동, 피아노, 미술, 음악 같은 과외를 받고 있다. 북한은 출신성분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좋은 혈통에서 태어나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도 종교가 있느냐는 이미연(2학년) 학생의 질문에는 “김정일 가계에 대한 우상화가 유일한 종교”라면서 “예전에는 평양이 동방의 예루살렘이라 불렸지만 지금은 김 씨 부자에 대한 종교밖에 없으며 세상에서 가장 큰 사이비 종교인 주체종교가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탈북 대학생 임철(고려대) 씨는 “북한 사람은 남도 아니고 외국인도 아니다”면서 “다른 제도에 살아서 지금은 조금 다르지만 이런 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임 씨는 “학생들이 통일을 두려워하고 짐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통일은 반드시 된다”며 “학생들이 통일을 위해 뜻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한전략센터는 지난 5월부터 고등학교를 순회하며 ‘찾아가는 통일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탈북대학생들과 향후 통일의 주역인 고등학생들과 통일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다. 


박사휴 북한전략센터 교육지원실장은 “그동안 주로 남한 사람이 주도했던 통일교육은 주입식 교육이었다”며 “탈북 대학생들이 생생한 경험담을 전하고 학생들과 직접 조별토론을 진행하면서 더 흥미를 끌어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서울생활과학고 학생들이 탈북대학생이 전하는 북한의 현실에 대해 경청하고 있다.사진/조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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