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바라본 北응원단…“기계적 움직임 안타까워”



▲북한 응원단이 지난 22일 알파인스키경기장에서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설송아 데일리NK 기자

지난 22일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경기장에 직접 찾아갔다. 탈북 기자로서 직접 북한 선수 및 응원단을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각국의 108명 알파인 선수가 출전한 가운데 북한의 최명광·강성일선수는 107, 108번 순서로 경기에 나섰고, 이들의 경기 시작 무렵 100여 명의 북한 응원단 등장에 많은 관중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북한 응원단이 경기장에 앉아 지휘자의 응원시작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감독은 뒤에서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다./ 사진=설송아 데일리NK 기자

붉은색 복장에 선글라스, 손에 든 응원용 도구(봉, 부채, 깃발), 아디다스 신발까지 통일된 복장이었다. 복장에서도 자율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가방에는 ‘내고향’ 문구가 동일하게 새겨져있었다. 북한에서 내고향 의미는 수령 전통 뿌리를 내포한다. 소품 하나까지 우상화 선전으로 이용하는 북한 당국의 의도가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알파인스키경기에 참여한 북한 선수 경기 시작 전 입장하고 있는 응원단. /사진=설송아 데일리NK 기자

경기장 응원석으로 들어오는 응원단은 표정이 별로 없었다. 관중들과 눈도 마주치지 않았고 자리에 착석했다. 그러나 응원단 지휘자가 앞에서 두 손을 들자 재빠르게 아름다운 미소가 지어졌다. 표정조차 지시에 따라야 했고 응원 율동은 말할 것도 없었다. 전반적으로 기계적인 움직임이었다. 



▲지난 22일 알파인스키경기에 출전해 성공적으로 끝내고 들어서고 있는 북한 최명광선수./사진=설송아 기자



▲북한 최광성·강성일 선수가 지난 22일 오전 경기를 마치고 북한 응원단과 감독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사진=설송아 기자

‘조국통일’, ‘우리는 하나다’를 소리치며 응원하던 이들은 북한선수 경기가 시작되자 인공기를 흔들며 ‘최광성, 강성일’ 함성을 질렀다. 이들의 뜨거운 응원에 경기를 마친 두 선수는 손을 흔들며 화답했고 머리를 숙여 인사했다.

인공기와 붉은봉을 흔들며 응원하던 여성들이 끝날무렵 눈꽃부채를 들었다. 파도식 모양으로 오르고 내리는 눈꽃부채 율동에 ‘색동저고리’를 불렀다. “우리 언니 저고리 노랑저고리/우리 동생 저고리 색동저고리/아버지와 어머니 웃으시면서/우리들의 설맞이 소원하셔요.”



▲눈꽃부채를 들고 ‘색동저고리’노래 부르며 응원하고 있는 북한응원단./사진=설송아 기자

수 십 년 북한에서 불러오는 ‘색동저고리’와 색채가 달랐다. 민족전통을 바탕으로 한 선동성이 묻어났다고 해야할까. 원래 70년대부터 불리는 색동저고리는 “내가 입은 저고리 색동저고리/아롱다롱 무지개 참말 고와요/공장에서 돌아오신 아빠 앞에서/당실당실 춤을 추면 나비 같대요”다.

2017년 탈북한 김 모 씨는 데일리NK에 “이런 노래는 북한에서 듣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계기로 창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가 끝난 후 응원단이 퇴장하면서 관람자들에게 손답례하고 있다. /사진=설송아 데일리NK 기자



▲경기장 입장 때와 달리 퇴장할 때는 관람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반갑습니다’ 답례인사를 보냈다. /사진=설송아 데일리NK 기자

경기장을 나갈 때 응원단은 입장때 무표정과는 달리 손을 흔들며 ‘반갑습니다’로 화답하며 연일 미소를 지었다. 훈련된 웃음과 율동에 얼마나 피곤할지 측은함이 밀려왔다. 

감독들도 예외가 아니였다. 경기 후 북한 여성 감독으로 보이는 분에게 시민들이 사진촬영을 부탁하며 옆에 나란이 섰다. 남성 감독이 그러면 안된다는 듯 눈짓을 하자 황급히 그들은 자리를 떳다.



▲경기장을 나온 북한감독들에게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요청했다. 여성 감독은 가까스로 응했으나 남자감독의 눈짓으로 황황히 가버렸다./사진=설송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