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고아입양법’에 부끄러워야 할 대한민국 국회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가 2만명이 넘어섰다. 그러나 북한을 탈출해 중국 등지를 떠돌고 있는 탈북 고아의 수만 해도 1만 5,00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탈북 고아는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우선 탈북 과정에서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경우다. 두 번째는 북한에 있을 때 부모를 잃고 혼자 떠나 온 경우다. 다음으로 탈북 여성이 중국 등 제 3국 남성과 결혼해 낳은 뒤 돌보지 못하게 된 경우다. 이 중에서 특히 세 번째 부류에 해당하는 아이들이 가장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앞의 두 경우도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무연고 북한 이탈 청소년’으로 인정받으면 정착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세 번째 경우는 현재까지 어떤 대책도 마련된 것이 없다. 통일부는 이 경우 엄밀한 의미에서 ‘북한 이탈 주민’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탈북자와 똑같은 지원을 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결국 관심의 사각지대에서 버림받을 수 밖에 없게 됐다.



더욱이 탈북여성과 매매혼을 한 중국인 남편들은 생활 수준이 대부분 낮기 때문에 여성이 떠나거나 죽고 나면 제대로 아이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어머니를 따라가지도 못하고 아버지로부터도 버림받아 떠돌고 있을 수많은 탈북 고아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국땅에 속수무책으로 방치되고 있다.  

지난 9일 미국의 한 의원(리처드 버 상원의원)이 ‘2011 탈북 고아(孤兒) 입양 법안’을 발의했다. 북한을 탈출해 중국 등지를 떠돌고 있는 탈북 고아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살피고 필요시 그들의 미국 가정 입양을 촉진하는 종합 전략을 담은 내용이라 한다. 참으로 반갑고 의미있는 법안이다. 물론 지난해도 발의되었으나 깊이 있는 심의에 오르지 못한 채 폐기되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이 같은 관심과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시점인 것만은 분명하다.



인도적 견지에서 탈북 고아의 문제에까지 관심을 갖는 미국 조야(朝野)의 모습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현실은 참으로 한심하고 부끄럽다. 미 의회의 경우 이미 7년 전인 2004년에 북한인권법을 제정해 북한인권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과 노력을 해 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한국 국회에서는 여야를 망론하고 누구 하나 북한인권법 통과에 발 벗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며칠 전에는 이를 보다 못한 시민사회 인사와 지식인들이 한국 국회의 책임 방기를 질타하는 선언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북한인권법을 결사 반대하고 있고 여당인 한나라당도 정쟁에 팔려 이 문제에 무관심하기는 마찬가지다. 북한의 인권 문제나 탈북 고아의 문제를 진정 책임지고 나서야 할 당사자는 한국이다. ‘탈북 고아(孤兒) 입양법안’ 제정을 추진하는 미 의회의 움직임에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당사자도 한국이다. 이 부끄러움을 북한인권법 통과 노력을 통해 조금이라도 씻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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