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가족 `히로뽕 5만여명 투약분’ 밀반입

생활고에 시달리던 탈북자 가족 3명이 5만여명이 한꺼번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마약을 중국에서 밀반입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는 9일 대량의 히로뽕을 중국에서 몰래 들여와 유통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탈북자 유모(27)씨를 구속하고 밀반입에 동참한 유씨의 배우자 김모(24)씨와 친동생(24)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유씨의 히로뽕 밀반입을 알선한 이모(42)씨와 들여온 히로뽕을 사서 되팔거나 직접 투약한 국내 판매책 및 투약자 55명을 구속하고 3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 가족은 올해 2월 17일과 4월 20일 중국 단둥으로 건너가 압록강변 조선족 민박집에서 현지 판매책을 만나 히로뽕 1.54㎏을 2천600만원에 사 인천항만을 통해 가져온 뒤 400g을 김모(47)씨 등에게 4천만원을 받고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유씨는 마약 단속이 심한 공항을 통하지 않으려고 대륜에서 21시간 동안 배를 타고 인천으로 들어왔으며 돌이 된 아들의 기저귀와 아내의 옷 속 복대로 히로뽕을 운반해 무사히 항만을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씨 가족이 들여온 히로뽕 1.54㎏은 시가로 51억3천여만원에 이르고 1회 투약분 0.03g으로 따질 때 5만천3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유씨는 경찰에서 “다단계 회사에 투자했다가 사기를 당해 특별한 수입이 없이 피자집 배달을 하던 중에 어머니까지 수술을 받아 생활고에 시달리게 됐다”며 “북한을 빠져나올 때 한국 영사관 보호시설에서 만난 이씨가 `얼음(히로뽕 결정)’을 수입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소개해 죄를 짓게 됐다”고 말했다.

유씨는 이불ㆍ정수기ㆍ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회사에 120만원을 투자하면 매일 배당금 2만원을 준다는 다단계회사에 투자했다가 정착지원금 600만원, 생계주거비 60만원, 시급 4천원짜리 휴대전화기 업체에서 모은 돈 300만원 등 1천만원을 모두 날린 것으로 조사됐다.

유씨와 함께 북한에서 건너온 어머니는 최근 자궁암 수술을 받았고 파지수집으로 용돈을 버는 아버지 또한 정신질환 등을 앓아 치료를 받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탈북자들이 문화나 직업 등에 대한 재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안정된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어 생활고를 만나면 범법행위에 쉽게 빠져든다”며 “이들이 새터에서 잘 적응하도록 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정책적인 고려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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