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받는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가 탄력을 받을 조짐이다.

평화체제 문제는 2005년 9.19 공동성명에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라는 문구로 언급된 뒤 사실상 1년5개월여 `구상’으로만 남아 있었던 분야다.

그러나 북핵 2.13 합의와 그에 따른 지난 5~6일 북.미 관계정상화 교섭의 진전 속에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논의가 차츰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 특히 북한 핵폐기를 촉진할 정치적 환경 면에서 가장 중요한 북.미관계 정상화의 행보가 시작되면서 평화체제 논의도 동력을 받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일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과 5~6일 열린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가 본격 언급된 만큼 절차상 4월 중.후반께 열릴 6자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이른바 `평화체제 포럼’의 본격 출범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그에 이어 열릴 남.북.미.중 4자 외교장관 회담은 `평화체제 포럼’의 첫 발걸음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평화체제와 핵폐기의 함수관계 =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는 결국 한국전쟁 당사자인 남.북.미.중 4개국이 머리를 맞대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작업이 될 수 밖에 없다.

이 작업은 형식논리로는 평화협정 체결 등 형태로 완수될 수 있겠지만 그 단계에 이르려면 북.미 갈등구도 청산은 물론 북한의 국제사회 편입, 남북 관계 진전 등 한반도 외교안보를 둘러싼 엄청난 지형변화가 수반되어야 하기에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6자회담 트랙을 통한 북한의 핵폐기와 평화체제의 함수관계에 관심이 모아진다.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폐기며 북한의 핵폐기를 위해서는 평화체제의 진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핵폐기와 평화체제는 한배를 탄 운명이나 다름없다.

우선 한반도 안보의 최대 위협요소로 꼽히는 북핵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또 북.미 관계정상화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만든 명분으로 내세우는 `안보 위협’을 해소해줘야 핵폐기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란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다고 당국자들은 입을 모은다.

◇향후 논의 어떻게 전개되나..난제는 없나 = 이른 바 `평화체제 포럼'(이하 포럼) 출범이 가시화하면서 관련 당사국들은 포럼의 운영방식, 평화체제 구축의 로드맵 등을 각자 그려보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포럼이 출범하면 우선적으로 평화체제 논의의 진전 과정을 북핵 폐기의 로드맵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최종 목적지인 평화체제 구축을 어떤 형태로 공식화할 것인지 등이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아울러 평화체제 구축의 문서화 작업을 한국전쟁의 당사자인 남.북.미.중 4개국이 함께 할 것인지,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남북이 하되, 미.중은 `증인’ 형식으로 관여하게 될지 등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 평화체제와 핵폐기 과정을 어떤 식으로 연결할지 등을 두고 당사국간에 이견이 노출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한국과 미국 등은 평화체제 구축과 핵폐기 프로세스를 동시에 진행하더라도 평화체제 논의가 핵폐기 논의를 앞질러 가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평화체제 구축은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폐기했을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북한은 평화체제 구축을 통해 핵을 가질 필요가 없는 환경이 우선 조성되어야 핵을 완전히 폐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 만큼 북.미를 중심으로 관련국들이 신뢰를 갖고 핵폐기와 평화체제 논의의 절차를 연결하는 로드맵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와 관련, 핵시설 폐쇄.봉인의 단계에서 평화체제 포럼을 구성해 향후 평화체제 논의 방식을 협의한 뒤 핵프로그램 신고-검증의 단계를 거치는 동안 평화체제에 도달하기 위한 실질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 단계를 전후해 평화협정 체결 또는 한국전 종전 선언 등을 하는 식의 전개 방식이 무난할 것이라고 일각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주한미군 주둔 문제에 대한 이견도 넘어야할 것의 하나다. 한.미 등은 평화체제 구축 후에도 주한미군의 주둔 필요성을 인정하는 입장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기회만 되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해온 북한은 물론 중국 또한 평화체제 구축 후의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 등과 다른 견해를 보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게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중국의 경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후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하는 문제에 대해 주둔 목적 등을 들어 이견을 표명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