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유도탄 방어체계’ 구축 검토 배경

군당국이 한국식 탄도.유도탄 방어체계 구축을 검토하는 것은 북한의 핵무기 투발 수단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월 북한의 핵실험으로 핵무기 보유가 기정사실화했고 비록 실패했지만 대포동 2호 미사일 개발이 사실상 완료되는 등 미사일 위협이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란 관측이다.

이를 위해 군은 수백km 거리에서 탄도탄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조기경보 레이더를 해외기술 도입 방식으로 개발키로 하고 내년에 선행연구비로 1억원을 확보해 놓고 있다.

2012년까지 개발될 것으로 보이는 이 레이더는 한국식 탄도.유도탄 방어체계를 구성하는 핵심 장비다. 독일에서 패트리어트 발사대와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도입하고 관련 C4I체계가 갖춰지면 방어체계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탄도.유도탄 방어체계 왜 필요하나 = 북한의 탄도탄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독자적인 탄도탄 방어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라는게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더욱이 2008년부터 독일에서 패트리어트 미사일 48기를 도입하는 차기 유도무기(SAM-X)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이 사업과 연계된 방어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군 내부에서 제기돼 왔다.

북한의 탄도.유도탄 및 미사일의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상황에서 도입된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자칫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반도 상공의 탄도.유도탄 방어작전은 명목상 한미 연합사령부 몫이지만 실제로는 주한미군 단독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군은 오산에 있는 공군구성군사령부의 ’방공.미사일 방어반’(AMD Cell)을 통해 한반도 전구(戰區) 내에서 탄도탄 방어 계획, 지시, 통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AMD Cell은 탄도탄 작전에 필요한 지침과 목표를 설정하고 주한미군의 모든 패트리어트 부대의 배치, 이동, 임무 변경 권한을 가지고 있다.

평시에는 소수의 인원으로 편성되어 있지만 유사시 미국 유도탄사령부에서 인력이 증파돼 작전을 펼치게 된다. 하지만 AMD Cell에 근무하는 한국군 장교는 한 명도 없는 실정이다.

◇ MD체제와 관계없나 = 군당국이 검토 중인 한국식 탄도.유도탄 방어체계는 미국과 일본이 공동개발하는 미사일방어(MD)체제와 무관하다는게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북한의 핵 실험에 대응하는 새로운 군사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MD체제와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미-일 MD체제는 중고도 및 고고도를 비행하는 북한의 노동미사일 또는 대포동 계열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하층 방어’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식 탄도.유도탄 방어체계와는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탄도.유도탄을 겨냥하는 원리나 시스템을 구성하는 핵심장비가 유사하기 때문에 실제 작전에 대비해 미-일 MD체제와 연동하지 않겠느냐는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전문가는 “우리 정부는 미-일 MD체제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작전이 벌어질 경우 미-일 MD체제와 맞물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IDA의 다른 전문가는 “MD체제 구축에는 8조~10조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는게 군당국의 추정”이라면서 “한국이 미-일 MD체제 개발과정에 참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탄도.유도탄 방어체계란 = 북한의 탄도.유도탄을 비롯한 스커드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 정밀 추적해 공중요격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우리 군은 독일에서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도입할 계획이기 때문에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만 확보하면 된다. 현재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 등이 실전배치하고 있는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는 500km 이상을 탐지할 수 있는 ’GREEN PINE’급, ’PAVE PAWS’급 등이다.

군은 해외기술 도입 방식으로 이와 유사한 성능의 레이더를 개발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의 탄도탄은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집중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수도권 상공에서 요격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중고도 및 고고도 공중요격을 염두에 두고 추진 중인 미-일 MD체제는 한반도 지형에 맞지 않아 한국에 MD체제가 구축되더라도 쓸모가 없을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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