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여왕’ 현정화, 北 언니 이분희 만난다

지난 93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 단식 우승에 빛나는 왕년의 ‘탁구여왕’ 현정화(36.KRA 코치) 한국 여자대표팀 감독이 언니처럼 따랐던 북한의 옛 탁구스타 이분희(37)를 13년 만에 만난다.

현정화 감독은 ‘6.15 공동선언’ 5주년을 기념하는 평양 민족통일대축전에 파견하는 대표단 멤버로 다음달 14일∼17일까지 북한을 방문한다고 25일 밝혔다.

현 감독의 북한 방문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일정은 이분희와의 만남.

현정화와 이분희는 사상 첫 탁구 남북단일팀이 성사됐던 91년 지바 세계선수권 때 여자 단체전 세계 제패를 합작했고 이분희는 당시 단식 준우승과 남편인 김성희(37)와 짝을 이룬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차지했을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자랑했다.

현 코치는 “2005코리아오픈(6.9∼12, 순천 팔마체육관) 때문에 방북이 어렵다고 이야기했으나 통일대축전에 꼭 참석해달라는 간곡한 요청을 받아들였다. 분희 언니와 만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분희는 은퇴 후 조선탁구협회 지도위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행사장에서 남북 탁구 자매의 13년 만의 재회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현 감독은 지바 세계선수권 시절 언니처럼 자상하게 대해줬던 이분희를 만난다는 기대에 마음이 설렌다.

그는 “분희 언니는 내가 단식 세계 정상에 올랐던 93년 예테보리 대회를 마지막으로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 국제대회에서 만나는 북한 선수들을 통해 소식을 전해듣긴 했지만 언니를 13년 만에 다시 볼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희 언니가 얼마 전 성희 오빠가 뛰고 있는 스웨덴 프로리그 팀의 도움으로 소아마비를 앓고 있는 아이 수술을 위해 다녀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만나면 그 동안 지내온 생활과 아이들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현 감독 역시 탁구 선수 출신의 김석만 전 포스데이타 코치와 결혼한 ‘핑퐁커플’ 로 둘 사이에 서연(5)양과 원준(3)군을 두고 있다.

그는 또 “올해 중국 상하이 세계선수권 때 언니에게 줄 편지를 써놓고도 북한의 김향미 선수를 만나지 못해 전해주지 못했다. 선수 시절 반찬도 나눠먹고 속 깊은 이야기도 나눴던 언니와의 만남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방북에는 현 감독 외에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 마라톤 금메달을 딴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국민체육공단 마라톤팀 감독과 안민석 열린우리당 의원 등이 체육인 대표로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선 이분희 외에 96년 애틀랜타올림픽 48㎏급 결승에서 일본의 다니 료코(결혼전 다무라 료코)를 꺾고 금메달을 딴 뒤 2001.2003년 세계선수권을 차례로 제패했던 여자 유도영웅 계순희와 바르셀로나올림픽과 93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안마왕’ 배길수, 99년 세비아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마라톤 우승자인 정성옥 등 내로라하는 왕년의 스포츠스타들이 참석자 후보에 올라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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