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한 왕융칭 회장, 말년에 북한진출도 모색

15일 미국 뉴욕에서 심근경색으로 91세로 타계한 왕융칭(王永慶) 대만플라스틱그룹 회장은 대만 경제계에서 ‘경영의 신’으로까지 불렸지만 생전에 실천에 옮기지 못한 구상이 있었다. 바로 북한에 종합제철소를 건설하는 사업이었다.

대만 최대의 포모사그룹의 창립자이기도 한 왕 회장은 플라스틱, 유화, 자동차, 전자, 석유유통, 발전 부문에서 기업을 갖고 있었지만 철강과 조선 분야에서는 변변한 기업 하나 갖지 못했다.

이런 숙원을 풀고자 왕 회장은 북한에 제철소를 건설하는 구상을 검토했고 85세였던 지난 2002년 6월 일주일간 북한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그의 방북에는 현 주한대만대표부 대표를 맡고 있는 리자이팡(李在方)도 수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왕 회장이 북한 진출을 검토한 배경 중 하나는 대만의 철강회사인 차이나스틸(중국강철·中國鋼鐵)으로부터 대만 남부에 종합제철소를 공동 건설하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국내의 반대 여론에 직면했던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그룹측에서는 왕 회장의 방북이 갖는 파급력을 고려해 휴양과 관광 목적이라며 확대 해석을 차단했다.

하지만 대만 언론에서는 왕 회장의 방북 일거수일투족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북한을 방문하는 최대 목적은 현지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중공업 기반을 활용, 종합제철소를 구축하려는 데 있다는 그룹 고위 관계자의 발언도 대만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특히 왕 회장에게 제철소 건설을 제안했던 궈옌투(郭炎土) 차이나스틸 회장이 캐나다에서 그의 방북 소식을 전해 듣고 “북한에는 석탄과 철광석이 풍부하지만 자본과 인력,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다시금 국내에 종합제철를 공동 건설하자고 제안하면서 대만 경제계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그렇지만 왕 회장의 방북 이후 종합제철소 계획은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렇게 북한 진출은 기업인으로 승승장구했던 왕 회장도 이루지 못한 미완의 영역으로 남게 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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