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北 원상복귀 전 6자회담 안돼”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고 추방한 국제 감시요원을 복귀시키기 전에는 6자회담을 재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키신저는 21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에 기고한 ‘오바마의 세계’라는 글에서 “북한이 지난 6년 동안의 대화에서 내놓은 양보 조치를 모두 무효화시킨 지금 또다시 양보 조치를 팔아먹도록 허용해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6자회담에서 최종적으로 주고받을 대상은 북한의 핵프로그램 포기와 기존 핵 물질 등의 폐기, 그리고 이에 대한 관계 정상화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핵확산은 세계질서와 외교의 관계가 가장 잘 드러나는 사례라며 북한이나 이란이 핵무장을 하게 될 경우 동질적인 국제질서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세계질서에 대해 보다 덜 보편적인 접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이란 문제에 대해서는 “외교적 해법이 이제 막 시작됐다”며 이의 성공 여부는 “이란을 포함한 역내 국가들이 어떤 지배적인 국가 없이도 안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만들어내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 이란의 양자대화가 불가피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또 이란의 우라늄 농축과 미사일 탄두 개발 등의 진전 상태를 둘러싼 사실 관계에 대해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 관계국이 합의하지 못할 경우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가진 첫 해외순방에서 다자주의와 부시 전 대통령과의 구별, 외국 지도자들과의 개인적 관계에 대한 강조 등 대외정책에 관한 밑그림을 보여줬다며 이제는 이를 일관된 외교 정책과 전략으로 옮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는 외교적으로 특별한 호기를 맞고 있다며 주요 강대국들이 최근 경제위기 극복에 열중하느라 대외적 갈등을 꺼리는데다 환경과 기후, 핵확산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포괄적인 해법의 가능성이 과거 어느 시기보다도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현실도 세계질서의 개념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며 이는 오바마 행정부의 관점에 달려 있지만 자신이 보기에 오바마 행정부는 강대국 집단이 국제 규범을 공동 집행하는 1815년 직후의 강대국 협조체제로 나아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협조체제는 지배 강대국이 없거나 잠재적인 지배 강대국이 자기절제를 통해 이끌어나가는 체제이며 이 같은 체제에서 미국의 리더십은 기꺼이 들으려 하는 자세와 영감을 주는 선언을 내놓는 능력에서 나온다고 부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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