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링그너 “북핵협상 원칙 지키며 진행돼야”

브루스 클링그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수석연구위원은 17일 “남북관계 진전과 북핵문제 해결은 모두 중요한 목표지만 이를 어떻게 달성하느냐도 중요하다”면서 북한을 다루는 데 있어 원칙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성향의 클링그너 연구위원은 이날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학술연구원 설립 40주년 기념 국제세미나 제3회의(한반도 평화구축과 공고화)의 주제 발표자로 나서 “안타깝지만 그동안 6자회담에서 원칙을 고수하는 것은 협상의 진전을 방해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한국과 미국은 상반된 대북정책을 취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동맹간의 불협화음은 양자관계를 왜곡시키고 평양의 핵포기를 위한 다자차원의 노력을 방해해 왔다”고 지적했다.

클링그너 연구위원은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미국의 대북정책에는 다시 엄청난 변화가 생길 수도 있지만 한.미가 대북정책을 잘 조율해야 한다”면서 “한.미 간의 정책조율이 실패하면 북한을 다루기 훨씬 어려워지고 어쩌면 핵있는 북한을 묵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출현 이후 한국이 대북 영향력을 잃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지만 원래부터 없었던 것을 잃을 수는 없다”면서 “(한국 과거정부의) 원칙없는 포용정책은 한반도 긴장을 완화시켰을 지는 몰라도 핵협상의 효과는 반감시키고 평양이 지금의 체제를 고수하는 환경을 조성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클링그너 연구위원은 “지난 8년간 대북정책의 양 극단을 오간 미국 부시 행정부도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반면에 월터 클레멘스 미 보스턴대 교수는 “진정한 문제는 미국과 북한의 관계발전을 위한 결단력이 부족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60년간 서로를 불신해왔기 때문에 북.미는 이 상태로 내버려 두기를 선호할지 모르지만 결단력있는 개인에 의해 장애물은 극복될 수 있다”면서 1994년 지미 카터 전 대통령, 2000년 당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최근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 등을 예로 들었다.

클레멘스 교수는 특히 “평양의 협상가들은 잘못했을 경우 그 대가가 미국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는 점에서 미국 인사보다 훨씬 더 어려운 임무를 수행해야 했을 수도 있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한국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주제로 열린 제1회의에서 김선혁 고려대 교수는 “1990년대 이후 시위 건수는 크게 줄었지만 2천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는 오히려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면서 “민주화가 이뤄졌지만 정당정치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철 전남대 교수는 “한국의 민주주의에서는 지도자와 대중간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계속돼 왔다”면서 “인터넷을 규제의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대의정치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인식해 대중의 목소리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창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계화와 한국의 발전전략’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2회의에서 조지 허친슨 미 국방부 물류.에너지 컨설턴트는 “에너지 수요 증대 등으로 에너지의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은 새로운 대체전략을 개발하지 않으면 엄청난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철저한 준비를 주문했다.

이날 국제세미나는 한국학술연구원 설립 40주년을 기념해 열렸다.

한국학술연구원은 `코리아 옵서버’를 발행하고 한국학과 관련된 각종 국제학술교류 행사를 개최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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