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최근 미사일 발사 준비 등 도발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북한에 대해 6자회담에 협력을 할지, 도발적 행동을 취할지를 묻고 이에 대한 북한의 선택을 촉구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17일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일본 외상과의 외무장관 회담을 마친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지만, 이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밝힌 후 “6자회담에 협력할지, 북한이 도발적인 행동을 할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한다면 그에 상응해 국교 정상화 등의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도 밝혔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 15일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 연설에서는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게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할 준비가 돼있다면 오바마 행정부는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고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영구적인 평화조약으로 대체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15일 발언에서는 “핵 폐기 준비가 돼 있다면 양국관계를 정상화 하겠다”고 했지만 이날 발언에서는 “핵프로그램을 폐기한다면”이라며 전제조건을 핵폐기로 바꾸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북한 핵문제 뿐만아니라 납치, 미사일 등의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지향하고, 6자회담에서 한·미·일이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데 입장을 같이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해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가 일본에 있어서 큰 우려라고 이해하고 있다”며 “납치 피해자 가족과 면회해 개인적 동정, 우려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미·일 동맹에 대해 양국 외무장관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축”으로 규정하고 이를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테러와의 전쟁’과 관련해서 아프가니스탄 부흥 지원을 위해 협력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나카소네 외상은 파키스탄 안정화를 위한 국제회의를 일본이 주최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양국간 현안 문제인 주일미군 재편에 대해서는 향후 양국 협의를 통해 이행해 나간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의 괌 이전과 관련한 협정에도 서명했다. 협정은 최대 28억달러의 일본 재정 부담을 명시하고 오키나와에 있는 후텐마(普天間)비행장 이전도 포함하고 있다.
이 밖에도 양국 외무장관은 세계적인 경제위기 및 지구온난화, 소말리아 해적 문제 등 국제적인 과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는데도 합의했다.
한편, 당초 3월로 조정 중이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을 앞당겨 오는 24일 워싱턴에서 개최키로 합의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국무장관은 “아소 총리는 최초로 백악관으로 초대하는 외국 정상”이라며 “세계 경제가 곤란한 가운데 세계 제1, 2위의 경제대국이 협력하는 것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라며 미·일 정상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