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정부 관리들, 김계관 면담 봇물

방미중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회담에 앞서 빌 클린턴 전 행정부 시절 대북담당 관리들과 연쇄 접촉, 눈길을 끌고 있다.

김 부상은 4일 숙소인 유엔본부 인근 밀레니엄호텔에서 지난 2000년 뉴욕 북미 회동 당시 미국측 대표였던 찰스 카트먼 전 한반도 평화회담담당 특사를 만나 조찬을 함께하며 환담했다.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하기 위한 한반도에너개발지구(KEDO) 사무총장을 지낸 카트먼은 당시 김 부상과 찰떡 공조를 구축, 두 사람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K-K 라인’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김 부상은 이날 저녁에도 카트먼 전 특사와 회동했다. 하루에 두번이나 만난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이 자리에는 클린턴 행정부와 부시 행정부 초기 국무부 대북 특사를 지낸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이 배석, KEDO식 경수로 제공 문제를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김 부상은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협상에 앞서 5일 오전 전현직 미 정부 관리와 학계 등 각계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맨해튼의 코리아소사이어티 건물에서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주최로 열린 비공개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헨리 키신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도널드 자고리아 뉴욕 헌트대 교수, 한반도문제 전문가인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SAIS) 교수, 국제적인 정책 자문기업인 올브라이트 그룹 이사장 웬디 셔먼, 프리처드,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 등이 참석했다.

우선 웬디 셔먼 전 대북정책조정관은 클린턴 행정부 말기 대북정책 조율사 역할을 맡아 2000년 미북 미사일 협상에 관여했고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계획을 추진했던 인물로 김 부상과는 아주 친숙한 인물이다.

특히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지난 2000년 10월 평양을 전격 방문,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추진하는 등 북미간 해빙기류의 물꼬를 튼 인물로 각인돼 있다.

당시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은 권력 2인자인 조명록 차수를 워싱턴으로 보내 올브라이트의 방북을 유도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김 부상의 이번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올브라이트 전 장관이 평양을 전격 방문했던 것처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방북할 개연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김 부상이 과거 클린턴 행정부 시절 협상 파트너들을 연쇄 회동한 사실은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협상을 앞두고 길조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연합